타인을 향한 활동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 사랑의 사분면
사랑에도 순서와 위계가 있다
아동심리학자들은 사랑의 발달 단계를 네 가지로 정의한다. 첫 단계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다. 아이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으려는 본능적인 갈망이다. 두 번째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발견이다.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며 주는 기쁨을 알아가는 성인의 단계다. 세 번째는 '나 자신을 향한 사랑'이다.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보는 독립적 애정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보편적 사랑'이다. 자아를 넘어 생명과 우주, 공동체 전체로 사랑을 확장하는 단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흐름이 인간 정신의 지평을 넓힌다고 말한다.
결핍된 이타성의 위험한 이면
비영리 활동가와 사회복지사들은 대개 두 번째 단계인 '나는 사랑할 수 있다'는 동기에서 일을 시작한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측은지심이 활동의 원동력이다. 더 나아가 환경, 평화,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네 번째 단계로 진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 두 번째 단계가 건강하려면 첫 번째 단계인 '충분히 사랑받은 경험'이라는 토대가 단단해야 한다. 내가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타성은, 때로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이기적 사랑'으로 변질되기 쉽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자의 보편적 정의는 허구다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세 번째 단계인 '자아 사랑'이 필수적이다. 네 번째 단계인 보편적 가치에 몰두하는 이들이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 소홀하면, 그 활동은 이내 뜬구름을 잡는 망상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외치는 인류애와 평화는 실체가 없는 관념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단계가 부재한 넷째 단계는 보편성을 가장한 사이비적 확신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 나를 돌보지 않는 헌신은 결국 스스로를 소진시킨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번아웃'은 단순히 일이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다. 일과 일상에 '남'만 가득 채우고 '나'를 위한 자리를 비워두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경고등이다.

현장을 지키는 힘은 '나'를 돌보는 시간에서 나온다
주민 조직과 지역 복지의 최전선에 있는 활동가들은 늘 타인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타인을 향한 시선을 잠시 거두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이기심이 아니라 활동의 진정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기제다. 내가 나를 정확하게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양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남을 돕는 행위가 나의 결핍을 채우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건강한 자기애가 바탕이 된 이타성만이 현장의 갈등을 이겨내고 공동체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당신의 헌신이 별처럼 빛나기를 응원하며
오늘도 현장에서 땀 흘리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사회복지사 여러분, 여러분의 손길은 우리 사회의 실핏줄입니다. 특히 마을과 지역의 현장에서 주민들과 부대끼며 희망을 만드는 여러분의 노고를 깊이 존경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건강한 당신 자신'입니다. 주민을 돌보는 그 마음의 절반만큼이라도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고 아낄 때, 그 따뜻한 에너지는 더욱 멀리, 더욱 깊게 지역사회로 스며들 것입니다. 당신의 귀한 걸음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