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싸가지 없는' 아웃사이더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 : 빼기의 미학
시대의 불화자가 남긴 인류의 유산
예수, 부처, 아인슈타인, 니체, 뉴턴, 스피노자, 톨스토이, 솔제니친, 고흐, 고갱, 김수영 등 이 이름들의 나열에서 우리는 인류사의 거대한 변곡점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업적 뒤에 숨겨진 공통된 정체성은 바로 ‘당대의 아웃사이더’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비주류 중의 비주류였으며, 시대의 고정관념과 격렬하게 불화했습니다. 롤프 도벨리는 『불행 피하기 기술』에서 아웃사이더들이 인사이더보다 앞서가는 이유를 현실적으로 짚어냅니다. 그들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형식적인 문서 작업에 시간을 뺏기지 않습니다. 세련된 그래픽으로 치장한 쓸데없는 파워포인트를 만드느라 지력을 허비하지도 않으며, 신물 나는 회의실 안의 파워게임에서 자유롭습니다. 체면을 차리기 위한 이벤트나 정치적 올바름에 매몰되지 않기에, 그들은 조직 내부자가 결코 볼 수 없는 주류의 결점과 모순을 훤히 들여다봅니다. 그래서 그들의 비판은 피상적이지 않고 근본적입니다.
고양이를 학살한 시대가 마주한 비극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 사전』을 통해 중세 유럽의 고양이 학살 사건을 조명합니다. 당시 유럽인들은 인간에게 순종하는 개는 충직하다 칭송했지만, 독립적인 고양이는 사악한 존재로 여겨 몰살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고양이라는 천적이 사라지자 쥐들이 창궐했고, 이는 페스트라는 대재앙으로 이어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앗아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대인 공동체였습니다. 그들은 고양이를 키웠기에 페스트의 피해를 훨씬 적게 입었습니다. 조직 내 아웃사이더는 바로 이 고양이와 같은 존재입니다. 독립적이고 때로는 다루기 불편하지만, 그들이 존재함으로써 조직은 관성이라는 이름의 전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아웃사이더의 부재는 곧 조직의 자정 능력 상실을 의미합니다.
양다리의 현실론과 아웃사이더에 대한 부채감
도벨리는 한 발은 기존 질서에 담그고 다른 한 발은 바깥으로 빼는 ‘양다리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는 현실주의자의 영악한 잔머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웃사이더의 삶은 영화 속에서는 낭만적일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고독하고 만신창이가 되는 고달픈 길입니다. 저 또한 과거 아웃사이더의 언저리를 떠돌며 느꼈던 그 씁쓸한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비주류로 산다는 것은 거센 역풍을 온몸으로 견디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평범한 우리는 그들처럼 살 용기는 부족할지언정, 그들이 남긴 불꽃 같은 삶에 큰 빚을 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웃사이더가 될 수 없다면, 최소한 그들과 ‘관계를 맺는 법’이라도 배워야 합니다. 그것이 평범한 우리들이 역사를 전진시킨 거인들에게 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리더의 감정을 넘어 합리로 듣는 예언적 경고
조직의 리더와 의사결정권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아웃사이더의 ‘정확한 말’을 ‘싸가지 없는 태도’라는 감정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입니다. 아웃사이더들은 몸은 조직에 담고 있어도 사고와 시선은 늘 조직 바깥에 있습니다. 그들은 조직의 현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비판하며, 때로는 듣기 거북한 진실을 거리낌 없이 내뱉습니다. 리더들은 이들의 태도가 못마땅해 본질적인 비판을 외면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아웃사이더들의 예언적 경고는 조만간 조직이 직면할 현실이 됩니다. 싫더라도 정기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감당할 만큼’은 들어야 합니다. 일 년에 한 번이라도 그들의 혜안을 조직의 운영에 실행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감정이 아닌 합리로 그들의 목소리를 수용할 때, 조직의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혁신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서 시작된다
예수와 부처,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 위대한 이유는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에 앞서 기존 질서의 비본질성을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성전에 기생하던 장사꾼들을 몰아내고 허례허식을 걷어내는 ‘제거’ 행위가 곧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조직이 건강해지겠다는 진정성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과감히 제거하는 시도에서 나타납니다. ‘해야 할 일’은 언제나 추상적이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구체적이고 즉각 실행 가능합니다. 시간과 역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새로운 일만 추가하는 것은 조직원들에게 새로운 고통을 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기적으로 불필요한 관행과 절차를 ‘빼는 것’만 잘해도 조직은 자연스럽게 건강해집니다. 이 ‘빼기’를 위한 논의의 장이야말로 아웃사이더들과 호혜적으로 관계 맺는 최고의 소통 창구가 될 것입니다.
활동가와 사회복지사, 현장의 지혜를 수렴하는 주체
시민단체 활동가 여러분, 그리고 지역복지와 주민조직화의 최일선에 계신 사회복지사 여러분. 우리는 늘 ‘무엇을 더 할 것인가’를 고민하도록 강요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예산과 성과 지표에 매몰되어 정작 우리가 만나야 할 주민의 삶보다 보고서의 자구 수정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현장의 아웃사이더가 되어야 합니다. 조직의 관성이 주민의 주체성을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을 걷어내는 ‘빼기의 용기’를 내야 합니다. 주민들과 함께 우리가 멈춰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논의하십시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에, 우리 사업 중 주민의 자생력을 해치는 비본질적인 요소를 먼저 솎아내십시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멈출 때, 비로소 주민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본질을 향한 여러분의 예리한 시선과 비판이 곧 우리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