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구소 소장이자 프리랜서 강사다. 직업 특성상 2/4, 4/4분기에 일이 많다. 그리고 1, 2월은 한 해의 활동을 준비하기 위한 삶을 산다. 사놓고 못 읽은 책을 읽고, 쌓인 콘텐츠를 살펴 살만 발라 저장해두기도 하고, 새로운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이리저리 궁리도 하고, 일하느라 관리 못한 뱃살을 빼기 위해 걷기도 하고, 만나고 싶으나 급하지 않은 관계에 연결되는 일 등을 하고 보낸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불안이라는 끈적거리는 감정을 씻어내기 위한 몸부림의 일종이기도 하다. 합정역 인근에서 작년에 마무리 하지 못한 일을 마치고, 간 김에 인근에 근무하는 전 직장 후배와 저녁식사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 시간을 보낼 곳을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중고서점이 눈에 들어와 들어갔다. 대형 인터넷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