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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여미경 전문위원] 81년 전 되찾은 권리, 오늘 우리 마을에서 실천하다

최고강사 여미경 2026. 9. 11. 11:15

광복의 기억, 주권자의 권리로 깨어나다

지난 2026년 8월 18일 화요일 오전, 서울노인복지센터 3층 TOP작은공연장에 50여 분의 어르신들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제81주년 광복절 주간을 맞아 열린 이번 권익강좌의 화두는 "선배시민의 권리와 참여"였습니다.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을 넘어, '광복'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오늘날 평범한 시민의 삶과 일상에서 어떤 실천적 의미를 갖는지 깊이 있게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열며 어르신들께 건넨 첫인사는 '주권'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81년 전 선조들이 목숨 걸고 되찾은 것은 단순한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에 그치지 않습니다. 스스로 삶과 사회를 결정하는 '주권자로서의 온전한 권리'를 되찾은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광복절을 달력 속 지나간 기념일로만 바라보곤 하지만, 그날 회복된 주권은 오늘날 우리의 투표권과 발언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바꾸어나가는 '참여권'으로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혜자에서 주체로, '선배시민'의 선언

이번 강의의 핵심을 관통한 화두는 바로 '선배시민'이었습니다. 복지 혜택과 돌봄을 일방적으로 지원받는 객체이자 수혜자 머물렀던 과거의 '노인'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풍부한 생애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당당하게 참여하는 능동적 주체로서의 '선배시민'으로 시선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화면에 띄웠을 때 현장의 공기는 한층 진지해졌습니다. "나이 듦이란 무대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오랜 지혜를 나눌 온전한 자격을 얻는 일"이라는 메시지에 어르신들은 깊은 끄덕임과 단단한 눈빛으로 공감을 보내주셨습니다.

마주 앉은 대화, 일상이 공론장이 되는 순간

이어진 순서에서는 '공론장'이라는 다소 낯선 민주주의의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공론장은 거창하고 격식 있는 회의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네 골목 평상에서, 혹은 이웃과 식탁을 마주하고 나누는 생활 속 대화 역시 훌륭한 공론장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곧바로 옆자리 동료와 짝을 이루는 2분 짝토의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우리 동네나 센터에서 느껴지는 불편하고 아쉬운 점 한 가지"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할 때의 쑥스러움도 잠시, 장내 곳곳에서 동네 안전, 보행 환경, 이웃 간 소통에 대한 이야기꽃이 활발하게 피어났습니다. "내 말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요?"라며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소통의 원리를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연대와 실천, 실패에서 길어 올린 배움

세 번째 순서로는 주민들이 직접 힘을 모아 동네의 변화를 이끌어낸 생생한 현장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마을 변화 사례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교훈을 얻었던 실패의 경험까지 가감 없이 공유했습니다. 실패와 성공을 관통하는 배움은 명확했습니다. 고립된 개인 혼자의 하소연은 작은 메아리에 그치기 쉽지만, 이웃과 함께 모여 나누고 다듬은 집단적 목소리는 행정과 지역사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참여의 실패조차도 더 건강한 참여로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사회적 자산임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광복의 유산, 동네를 바꾸는 당당한 걸음

이번 특강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던 지향점은 뚜렷했습니다. 첫째는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온 역사를 되새기며, 어르신 스스로 동네의 당당한 주권자이자 '선배시민'이라는 자긍심을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는 생활 속 공론장과 경청의 기술을 익혀, 일상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시민 리더로서의 역량을 다지는 것이었습니다. 광복절 행사는 지나갔지만 선조들이 되찾아준 주권자의 권리는 지금 우리 삶의 한가운데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시혜적 복지의 틀을 넘어 가장 가까운 우리 골목과 마을에서부터 주권자로서 당당한 목소리를 내고 실천을 시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날 선배시민이 완성해가는 진정한 생활 속 독립이자 자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