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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칼럼[콩나물시루]

밤새 꽂아둔 충전기, 왜 배터리는 여전히 5%일까 : 활동가의 자기돌봄

강정모 소장 2026. 3. 2. 15:14

 

존재의 연장이 된 휴대폰 충전

잠자리에 들기 전 우리가 잊지 말고 치러야 할 예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휴대폰 충전입니다. 깜빡 잊고 충전을 못 하면 다음 날 하루가 무척이나 불편하고 불안해집니다. 심지어 그날 하루가 불길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현대인에게 휴대폰은 이미 존재의 연장입니다. 이것을 중독이라 치부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업무의 90%를 휴대폰으로 처리하는 저 역시 이제는 죽기 전까지 휴대폰을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합니다. 취침 전 휴대폰 충전은 이제 식욕이나 배설욕과 같은 본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나를 살리는 네 가지 차원의 충전기

하지만 정작 중요한 우리 자신의 충전은 과연 얼마만큼 충실히 하고 계십니까. 효과적인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는 인간을 네 가지 차원으로 말했습니다. 바로 신체적, 지적(정신적), 관계적, 영적(감성적) 차원입니다. 이 네 가지 영역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핵심 배터리입니다. 신체적 차원이 충전되지 않으면 몸이 먼저 힘들어집니다. 정신적 차원이 고갈되면 삶의 방향감각을 잃습니다. 관계적 차원이 결핍되면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영적 차원의 에너지가 바닥나면 이유 없는 두려움이 커집니다. 우리는 매일 이 네 가지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https://www.technorms.com/45530/phone-not-charging-properly-tips-to-fix-issue(사진출처)

맞지 않는 충전기를 꽂는 오류

문제는 많은 사람이 적합한 방식으로 충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갈된 에너지의 종류와 충전 방식이 어긋나면 회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인생의 방향감각에 혼돈이 왔다면 책과 스승을 찾아 지적 충전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배우기보다 타인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기도에만 매달리며 계시를 받으려 합니다. 반대로 삶의 의미가 없고 외로울 때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나누는 관계적 충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때 오히려 책 속에만 골몰하며 자신을 가둡니다. 이유 없는 두려움에 시달릴 때는 영적 충전이 답입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경전을 읽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기도를 대신해 건강 보조제에 집착하거나 사람들을 만나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며 공허함을 달래려 합니다. 이것은 마치 맞지 않는 충전기를 휴대폰에 억지로 끼워 넣는 것과 같습니다. 밤새 충전기에 꽂아두었으나 다음 날 아침 배터리가 5%라고 떠 있는 상황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꼴입니다. 애는 썼지만 정작 에너지는 채워지지 않은 채 현장으로 나가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현장 전문가를 위한 지혜와 역량의 수렴

시민단체 활동가와 사회복지사, 그리고 마을복지 담당자 여러분의 일상은 매 순간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입니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의 의제를 도출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맞는 충전기를 찾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과업의 무게가 나를 짓누를 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충전 단자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분석하십시오. 체력이 문제라면 운동과 영양에 집중하십시오. 방향이 막막하다면 학습하십시오. 외롭다면 깊은 연대와 대화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미래가 두렵다면 침묵의 시간을 가지십시오. 

 

우리 자신의 지혜와 역량은 올바른 충전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온전히 충전될 때 비로소 주민을 세우고 마을을 변화시킬 동력이 발생합니다. 맞지 않는 충전기를 붙잡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자신을 네 가지 차원에서 정교하게 돌보는 기술이야말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전문성입니다. 오늘 밤, 여러분의 존재를 살리는 올바른 단자에 마음의 플러그를 꽂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