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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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강정모 소장] 마을의 갈등을 자치의 자산으로: 화산동 주민자치회 심화과정

강정모 소장 2026. 9. 20. 11:41

비전과 의제를 세우며 다져온 성장 여정

마을의 미래상을 그리는 작업은 주민 스스로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에서 출발합니다. 화산동 주민자치회는 2027년을 향한 중장기 비전을 정립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는 조사와 문제 도출, 그리고 주민총회에 부칠 자치계획 의제화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워크숍을 차근차근 밟아왔습니다. 초기의 막연했던 문제의식은 체계적인 숙의를 거치며 실행 가능한 사업 계획으로 구체화되었고, 그 과정을 함께 통과하며 위원들의 협업 체계와 회의 운영력 또한 눈에 띄게 단단해졌습니다. 주민의 필요를 정책 언어로 벼려내던 축적의 시간들은 자치회의 체력을 기르는 실질적인 기반이 되었습니다.

다양성이 빚어내는 현장의 역동을 읽다

계획을 세우는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실행과 운영의 국면에 들어서면, 마을은 더욱 복잡한 이해관계와 마주하게 됩니다. 지난 9월 11일(금)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화산동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는 화성특례시 주관으로 화산동 주민자치회 위원 33명이 참여한 4시간 심화역량강화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과정은 단체 간 거버넌스 구축과 건강한 조직 운영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역동을 구조적으로 짚어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공무원과 주민, 그리고 자치위원이 체감하는 현실적 제약과 추진 동력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분류하고, 혼자 결정하는 편안함 대신 함께 결정하는 숙의의 가치를 공유했습니다.

표면의 입장에서 이면의 근원적 욕구로

마을 현장의 갈등은 대개 상반된 주장이나 요구, 즉 ‘입장(Position)’의 충돌로 드러납니다. 도심 내 아파트 단지와 택배 차량 간의 갈등이나 소음과 상권 활성화가 부딪히는 마을 축제 사례처럼, 겉으로 드러난 입장만을 놓고 다투면 평행선을 달리기 쉽습니다. 이때 필요한 접근은 ‘잠시 멈춤’을 통해 감정적 대립을 완화하고, 양측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며 근원적인 ‘욕구(Need)’를 살피는 일입니다. “규정을 지키라”는 주장 이면의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바람, “통제하지 마라”는 요구 뒤편의 이동 효율성과 배려받고자 하는 욕구를 분리해낼 때, 비로소 상호 만족을 이끄는 현실적 대안의 공간이 열립니다.

화산동의 현실 갈등을 마주하는 관점 이해

이러한 갈등 구조는 화산동의 생활 현장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공장 지대와 배후 주거지가 공존하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구의 쓰레기 배출 문제와 정보 소외는 일상적인 민원으로 다루어지곤 합니다. 원주민은 악취 없는 쾌적한 정주 여건을 원하고, 이주배경 주민은 복잡한 규정에 대한 언어적 안내를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공장주는 안정적인 인력 운용을 고민하며, 행정은 제도적 한계와 관리 인력 부족을 마주합니다. 각자의 입장을 넘어 다문화 안내판 설치나 배출 교육 연계, 외국인 환경지킴이 참여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때, 갈등은 단속의 대상을 넘어 공동체적 연대의 기회로 전환됩니다.

마을 안팎의 자원을 엮어내는 열린 질문의 힘

자치계획의 성공적인 안착은 주민자치회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통장단협의회, 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자율방범대 등 탄탄한 현장성을 지닌 직능단체는 물론, 화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조효노인복지관, 관내 학교 및 학부모회, 장애인 주간보호시설과 다문화 자조모임까지 수많은 파트너가 존재합니다. 이들을 행사 동원의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협력자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귀 단체의 올해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요?”, “함께 풀기 위해 누구의 손을 더 잡아야 할까요?”와 같은 5W1H 기반의 열린 질문은 단체의 고유한 목적사업을 존중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결합 지점을 찾아내는 출발점이 됩니다.

 

성숙한 거버넌스로 향하는 화산동을 응원하며

불금 늦은 밤 시간까지 이어진 4시간의 긴 호흡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치열하게 토론에 임해주신 화산동 주민자치위원님들의 집중력과 책임감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아울러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현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신 화성특례시 시민협력과 및 화산동 담당 공무원분들의 헌신적인 지원에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배제하지 않고 조화롭게 엮어가는 자치회는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는 앞으로도 화산동 주민자치회가 지역사회 곳곳의 자원을 잇고 성숙한 풀뿌리 거버넌스의 본보기를 세워가는 여정에 신뢰받는 동반자로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