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별관에서 마주한 자치의 온기와 배움의 열기
초가을의 문턱에서 고양특례시 주민자치과 주관으로 뜻깊은 배움과 공론의 자리가 열렸습니다. 고양시청 백석별관 20층 대강당에서 2026년 9월 10일과 11일 이틀간 4개 권역 신규 주민자치위원을 대상으로 기본교육을 진행하였고, 이어 9월 15일에는 44개 동 주민자치 담당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 중심의 역량강화 과정을 이어갔습니다. 신규 위원 교육은 3시간씩 4회차로 나누어 덕양구와 일산동·서구의 고른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이론 전달에만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직면하는 고민을 나누는 소통형 워크숍으로 채워졌습니다. 44개 동 담당자들과 함께한 시간 역시 단순한 직무 전달을 넘어, 행정과 주민이 마을의 일상에서 어떻게 대등한 협력 파트너로 바로 설 것인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26년 고양특례시 주민자치 성과와 현장 워크숍의 연결고리
고양특례시는 44개 동 중 42개 동에서 주민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0여 건이 넘는 자치사업을 주민 손으로 결정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외연을 넓혀왔습니다. 총 14억 2천만 원 규모의 주민자치 활성화 보조사업을 공모형과 비공모형으로 체계화하여 동별 맞춤형 마을사업을 펼쳐가고 있으며, 경기도 주민자치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행신2동이 대상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축적해왔습니다.

이번 교육은 이러한 고양시의 구체적인 제도 운영계획과 우수사례를 교안에 직접 연계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신규 위원 과정에서는 단순 참여를 넘어 '사익 추구 금지와 공익 실현'이라는 조례상의 가치 토대를 짚고, 관행적인 민원형 의제와 주민이 주도하는 자치형 의제를 구분하는 실습을 펼쳤습니다. 행신2동의 어르신 돌봄 모델이나 풍산동의 문화자원 회복 모델처럼, 지역의 결핍을 밝은 희망의 언어로 전환하는 사업계획서 작성법과 공공데이터·AI를 비서처럼 활용하는 스마트한 마을조사 기법을 나눴습니다. 담당 공무원 과정에서는 보탬e 시스템 도입에 따른 회계 투명성 확보와 더불어, 통제하는 행정관에서 벗어나 주민의 자발적 공론장을 북돋우는 '촉진자(Facilitator)'로서의 정체성 전환을 함께 다뤘습니다.
마당놀이의 빈틈처럼, 유연하고 성숙한 민관협력의 힘
강의 현장에서 나눈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오페라와 마당놀이의 차이였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 관객을 팔짱 낀 채 바라보게 만드는 오페라적 행정보다는, 약간의 헐거움과 빈틈이 있어 주민 누구나 무대에 뛰어들어 춤출 수 있는 마당놀이적 자치 문화가 지역사회에 필요합니다. 장기가 정해진 규칙과 위계에 따라 말을 움직이는 방식이라면, 바둑은 평등한 돌들이 서로 연결되어 집을 짓고 영토를 넓혀가는 방식입니다.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사회의 다양성이 건강하게 만날 때, 회의 시간의 침묵은 열린 질문으로 깨어지고 주민총회는 형식적인 의전이 아닌 주민 모두가 즐기는 화합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민선 9기 비전과 법제화 당면 과제, 고양특례시가 나아갈 활성화 전략
2026년 지방자치법 제27조의 2 신설로 주민자치회는 13년간의 시범사업을 마무리하고 법정 제도로 첫발을 내디뎠으나, 설치 규정이 임의규정으로 남아 있어 조례와 현장의 내실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와 맞물려 2026년 7월 1일 「멈춘 고양, 다시 뛰게!」라는 취임 슬로건 아래 출범한 민선 9기는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고양 대전환'을 시정 지향으로 설정하였습니다. 특히 7월 대시민 공모와 8월 온라인 선호도 투표를 거쳐 전문가 심사를 종합하고 있는 핵심 비전 문구인 「가치 있는 고양, 같이 가는 고양」은 취임 100일 전후 공식 시정 슬로건 선포를 앞두며 자치행정의 새로운 방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가치'를 발견하고 '같이' 걸어가는 풀뿌리민주주의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양특례시 주민자치 현장의 구조적 과제에 응답하는 전략이 요청됩니다. 현재 나타나는 위원 고령화와 청년 등 신규 인력 유입의 정체, 의견 대립에 따른 사업 추진력 저하를 해소하기 위해 세 가지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법정 기구 전환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갈등조정 및 맞춤형 컨설팅 지원체계를 행정적으로 제도화해야 합니다. 둘째, 다양한 생활 패턴을 지닌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공론장을 다변화하고, 일상 속 작은 의제도 자유롭게 제안되는 열린 진입로를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행정이 방향을 정하고 주민이 따르는 형식을 넘어, 마을의 결핍을 함께 정의하고 예산과 실행 과정을 대등하게 나누는 성숙한 민관협치 구조를 확립해야 합니다.
현장의 땀방울을 향한 응원과 동행의 약속
지역을 향한 애정으로 주민자치회에 첫걸음을 내딛으신 신규 위원님들과, 일선의 수많은 조율과 행정 실무를 묵묵히 뒷받침하고 계신 44개 동 주민자치 담당 공무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진정한 자치는 완성된 정답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웃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서로의 빈틈을 채워가는 긴 호흡의 여정입니다.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는 앞으로도 고양특례시 주민자치 현장의 든든한 학술·교육적 파트너로서, 신뢰와 역량이 조화를 이루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변함없이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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