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지 향
모든 혁명에는 반드시 그것을 고취시키는 이데올로기를 수반한다. 하지만 갈등이 증폭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들이 오직 자신들만이 진리나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직된 교리로 변질되어 버리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독단적 교리는 인간의 자유에 대한 적이다. 혁명적 운동의 모든 순간과 계기마다 우리는 독단적 교리를 경계하고 또 두려워해야만 한다.
인간의 정신은 과연 우리가 옳은지를 살펴보는 내적 의심이라는 작은 불빛을 통해서만 빛날 수 있다. 자신만이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적으로 어둠에 가득차 있으며, 무산자들을 신격화하는 사람들도 다른 교조주의자들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고, 위험하다. 이데올로기가 자유롭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유지하려면 그 어떤 이데올로기도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미국의) 헌법 제정자들의 이데올로기보다 더 구체적이어서는 안 된다.***
핵물리학자인 닐스 보어는 교조주의에 대한 세련된 입장을 이렇게 정리했다. “내가 말하는 모든 문장은 확인이 아니라 질문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급진주의자들은 유연해야 하며, 유동적인 정치적 상황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하며, 자신들의 전술 때문에 스스로가 친 덫에 걸려 자신들이 선택하지도 않은 길로 빠지지 않도록 행동과 대응행동의 진행과정에 대해 충분히 민감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급진주의자들은 사건의 흐름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통제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 - 미국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고, 분단체제인 한국사회 또한 유사하다 - 혁명은 공산주의(좌파가 주로 꾀하는 일)와 동의어가 되어 버렸고, 반면 자본주의는 현존하는 질서와 동의어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혁명을 혐오한다. 혁명과 공산주의(좌파가 주로 꾀하는 일)가 이처럼 하나가 되어 버렸다는 현실은 매우 비극적이다.
그래서 혁명이 공산주의(좌파가 주로 꾀하는 일)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산자들이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것은 자체만으로 세계정치와 인류의 미래와 관련해서 위대한 혁명이 될 것이다.
*** 전술이 이데올로기가 되면 교조화된다. 예수는 바리새인들의 율법주의와 투쟁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율법이 나오게 된 기본적 정신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율법의 근본정신을 가지고 당시 바리새인들의 율법주의와 투쟁하였다. 예수는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마 5:18) 라고 말했다. 율법의 정신이 계속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율법 그 자체는 변화된 시대에 따라 계속 의심받고 갱신되어야 한다. 이 작업이 정체되기 시작하면 율법 정신은 훼손되고 변질되며 따라서 공동체는 경직되고, 파괴된다.
*** 율법주의, 교조주의는 현대조직 운영원리적으로 이해한다면 규칙주의, 규정주의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은 규칙과 규정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 한편 조직내 신뢰가 낮아져도 규칙과 규정이 증가한다. 조직내 신뢰가 낮아지고, 낮아진 신뢰를 메꾸기 위해 규정과 규칙을 신설하여 조직이 운영되면 관료화가 시작된다. 조직원들은 사명과 비전보다는 문제와 사고가 생기지 않기 위해 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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