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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갈등을 변화의 힘으로 바꾸는 원칙 : Peace Maker

강정모 소장 2015. 7. 6. 16:06

 

 '누리는 평화'에서 '만드는 평화'로 : 평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안락을 넘어선 ‘Make Peace’의 용기

평화 리더십은 두 가지 중층적인 의미를 내포합니다. 첫째는 평화를 실제로 일궈내는 ‘평화를 만드는 리더십(peacemaking leadership)’이며, 둘째는 평화로운 상태를 지향하고 향유하는 ‘평화의 리더십(leadership of peace)’입니다. 이 두 개념은 현실에서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투영됩니다. 성서의 산상설교 중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는 구절에서 ‘화평케 하는’ 행위는 능동적으로 평화를 구축하고 그를 위해 헌신하는 ‘make peace’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는 단순히 평화를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수동적 상태로만 해석되어 왔습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평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가 평화를 일구는 실천에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안온한 기득권과의 결별 : 달콤한 안락함이라는 함정: 평화를 위해 기꺼이 치러야 할 비용

평화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헌신하는 과정은 단순한 선호의 차원을 넘어 대가와 책임을 수반합니다. 미국의 반전 평화활동가 다니엘 베리건 신부는 우리가 평화를 갈망하면서도 현재의 안락함과 기득권을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이중성을 지적했습니다. 평화를 만드는 일은 때로 전쟁만큼이나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며, 분열과 불명예, 심지어 투옥이나 고립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평화를 일구는 과정은 평화롭지 않은 갈등의 한복판을 통과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평화 리더십을 ‘평화를 만드는 리더십’에 무게를 두어 정의하고자 합니다. 다만 평화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겪는 혼돈이 내면의 평온을 잠식하지 않도록, 평화를 향유하는 감수성 역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십은 확고한 의지만으로 지속될 수 없으며, 평화는 고착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동적인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과정으로서의 성장 : 기업형 리더십의 한계를 넘어서: 가치와 비폭력이 뿌리내린 새로운 토대

그러므로 저는 평화 리더십을 “세계에 대한 자기 내면의 편견과 무지를 지속적으로 자각하고 변혁하려 노력하며, 두려움을 넘어선 의식의 힘으로 폭력적 상황에 비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책임감”이라고 정의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인간이라는 존재와 ‘의미 있는 일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깊이 고뇌해 왔습니다. 유년 시절 교회라는 환경에서 성장하며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받았으나, 현실 속 지도자들은 분열과 갈등, 불일치하는 삶의 태도로 실망을 안겨주기 일쑤였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가치를 놓지 않았던 것은 ‘예수’라는 존재가 보여준 매력과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소설 속 ‘큰 바위 얼굴’처럼 완벽한 지도자를 갈구하던 저는 리더십이란 완성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압적인 'Force'가 아닌 고결한 'Power' : 두려움이 아닌 용기로 응답하라

현대 리더십 연구는 주로 경영학적 관점에서 효율과 성과를 중심으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종교계 역시 이러한 경영학적 골격에 용어만 덧입힌 채 교회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행태를 보이곤 합니다. 정치나 행정, 군사 분야는 변화보다는 시스템의 안정을 추구하기에 정교한 리더십 연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시민교육과 시민운동은 가치 지향적인 동시에 지속 가능해야 하며, 이는 결코 혼자만의 의지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더욱 정교한 방법론과 훈련이 뒷받침된 평화 리더십의 정립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가치, 내면, 비폭력, 의사소통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평화 리더십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자 노력중입니다.

평화 리더십의 7가지 실천 원칙 : 현장에서 ‘발코니’로 올라서기: 변화를 이끄는 7가지 마음

평화 리더십의 동력은 내부에서 외부로 향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통찰처럼, 힘(Power)은 세기가 아니라 질(Quality)의 문제입니다. 죄의식이나 두려움, 욕망에서 기인한 강압적인 힘(Force)은 결코 평화를 잉태할 수 없습니다. 평화는 용기를 기점으로 고양된 의식의 상태에서만 가능합니다. 특히 폭력적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감지하는 평화 감수성을 높이고, 자극에 대해 비폭력으로 반응(Response)하는 능력(Ability), 즉 진정한 의미의 책임감(Responsibility)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태도를 넘어 집단이 비폭력적 선택을 하도록 설득하고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창조적인 작업입니다. 구체적으로 평화 리더십은 일곱 가지 핵심 요소를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내면의 변화를 시작으로 자유의지를 자각하고 활용하는 시각을 갖는 것입니다. 둘째,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응시하는 ‘나와 우리를 바라보기’가 필요합니다. 셋째, 문제의 성격을 기술적 문제와 적응적 문제로 구분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넷째, 갈등의 과제를 리더 개인에게 집중시키지 않고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돌려주는 민주적 믿음을 견지해야 합니다. 다섯째, 수단과 과정에서 비폭력적 원칙을 고수하며, 여섯째, 모든 경험을 학습의 기회로 삼아 의식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넘어 타인, 자연, 세계와 화해하고 일치하는 통합적이고 연결된 시각을 지향해야 합니다.

제도보다 먼저 필요한 ‘마음의 길’: 우리 안의 갈등을 녹이는 문화적 리더십

리더는 학습하는 존재입니다. 경험과 공부, 사색과 반복 훈련이 어우러진 총체적 학습을 통해서만 인격적 진화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평화 리더십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남북 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남북 관계는 단순히 정치적 제도나 전략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권의 정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남한 내부의 갈등을 풀어내고 통합을 이끌어내는 내면적, 문화적 평화 리더십이 선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