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모 소장] 문경시종합사회복지관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주민조직화 워크숍

지난 12월 17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경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사회의 자생적 성장을 돕는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사업의 일환으로 총 3회차에 걸친 밀착형 현장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궁기1리와 민지1리 주민, 마을 리더 및 이장, 그리고 현장에서 발로 뛰는 복지관 실무진들이 함께 모여 마을의 민주적 운영과 소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을별 맞춤형 접근: "함께 결정하는 우리 마을"

워크숍은 각 마을의 사업 연차와 성숙도에 맞춘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여 심도 있게 다루어졌습니다.

• 궁기1리 (2년 차: 성장 단계): 이장 1인에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주민 개개인이 '참여하는 주인'으로 거듭나는 주체성 함양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고령 주민들이 회의나 토론을 낯설어하지 않도록 기초적인 소통 기술과 친밀감 형성을 위한 실습을 병행했습니다.
• 민지1리 (3년 차: 자립 준비 단계): 리더 교체기와 성별 갈등 등 현장의 실제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안전한 대화법'을 체득했습니다. 갈등을 회피하기보다 건강하게 드러내어 조정하고, 침묵을 깨는 의견 표출 훈련을 통해 실질적인 합의를 이끄는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 주민 리더 및 직원 통합 세션: 리더십이 특정 직책의 전유물이 아닌,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모든 주민의 것임을 인식하는 '공유 리더십(Shared Leadership)'의 가치를 공유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고민과 과제: "공급자에서 촉진자로"

현재 2~4년 차에 접어든 '찾아가는 복지관' 프로젝트는 그간의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현장 실무진들이 요청해온 수퍼비전 내용을 바탕으로 도출된 핵심 문제의식과 향후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변화 관리의 전략적 개입: 마을 리더(이장 등)가 교체될 때 발생하는 권력 역동과 관계망의 재편을 조기에 진단해야 합니다. 기존 리더십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새 리더십과 건강한 파트너십을 맺는 '적정 포지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2. 생산적 갈등 조정: 갈등이 공동체 해체로 이어지기 전, 사회복지사가 개입해야 할 '결정적 타이밍(Golden Time)'을 판단하는 전문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비난 대신 문제 해결 중심의 대화로 논의 구조를 전환하는 촉진 기술이 요구됩니다.
3. 자발적 동기 부여: 복지관 의존성을 낮추고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의제를 발굴하도록 돕는 구체적인 촉진 전략이 필요합니다. 실무자가 '지시자'가 아닌 진정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역할 전환을 이루는 단계적 과정이 중요합니다.
4. 내부 관리 및 자기관리: 지역조직화 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팀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수퍼비전 체계를 구축하고, 업무 중 발생하는 '심리적 소진(Burnout)'을 관리하기 위한 자기관리 방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결론: "정답 없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여행"

이번 워크숍에서 강조된 것은 마을 공동체 활동이 전문가의 상세한 계획대로 움직이는 '관광'이 아니라, 비전문가인 주민들이 목적지를 수정하며 고유한 계획을 만들어가는 '여행'이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루드야드 키플링이 말한 정직한 여섯 친구 '어디, 무엇, 언제, 왜, 어떻게, 그리고 누구(육하원칙)'를 늘 곁에 두고 주민의 참여를 촉진할 때, 문경시는 더욱 건강한 시민사회를 꽃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적 빈곤을 넘어 '관계의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문경시종합사회복지관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