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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칼럼[콩나물시루]

120% 활용가능한, '랜덤 키워드' 발상법 현장 적용기

강정모 소장 2026. 3. 15. 10:53

침묵의 회의실, 길을 잃은 박소통 사회복지사

"자, 여러분! 우리 마을을 더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보면 좋을까요? 자유롭게 좋은 아이디어들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역조직팀 발령 1.5년 차, 열정 넘치는 박소통 사회복지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주민 모임 참여자들을 바라보았다. 지난번 선배들에게 전수받은 전지 브레인라이팅과 반대문제토론 기법으로 나름 회의 진행에 자신감이 붙어있던 터였다. 하지만 오늘 모인 '50대 중년 남성 모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허공을 맴도는 박소통 복지사의 질문에 돌아오는 것은 무거운 침묵뿐이었다.

 

"글쎄요... 복지사 양반이 전문가니까 좋은 거 하나 제안해 봐요. 우리는 맨날 일만 하던 사람들이라 아이디어 같은 거 없어요." 팔짱을 낀 한 주민의 말에 박소통 복지사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기에는 주민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너무 컸던 것이다. 백지상태에서 무언가를 창조해 내라는 요구는 때로 압박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선배의 조언이 마음에 떠올랐다.

 

회의실의 공기가 점차 무거워질 때쯤, 회의실 뒷자리에서 조용히 참관하던 김선배 사회복지사가 구원투수처럼 나섰다. "아버님들, 갑자기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시려니 머리가 아프시죠? 오늘은 우리가 머리도 식힐 겸, 재미있는 주사위 놀이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김선배의 손에는 작은 주사위 두 개와 여러 가지 단어가 적힌 표판이 들려있었다. 박소통 복지사는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웬 주사위 놀이?' 의아해하는 박소통 복지사와 주민들을 향해 김선배는 미소를 지으며 '랜덤 키워드 연상 도출 방법'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

아이디어를 우회하여 도출하다: 랜덤 키워드의 마법

"이 방법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뽑힌 엉뚱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연상 도출 방법입니다. 주사위를 던져 무작위로 선정된 키워드에서 연상되는 단어들을 모은 후, 이를 실제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프로세스죠. 청소년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마치 게임을 하듯 참여하면서 창조성을 촉진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기법입니다." 김선배의 설명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주사위를 두 번 던져 첫 번째 나온 번호는 가로축, 두 번째 나온 번호는 세로축으로 하여 표에서 단어를 하나 선정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 모둠이 있다면 모둠별로 서로 다른 키워드가 배정되도록 유도하고, 같은 키워드가 나오면 다시 주사위를 던져 다른 키워드를 선택하게 한다. "자, 아버님. 주사위 한번 던져보시죠." 주민 한 분이 쑥스러운 듯 주사위를 굴렸다. 첫 번째는 1, 두 번째는 5가 나왔다. 가로축과 세로축이 만나는 지점의 단어는 바로 '아이돌'이었다. 50대 중년 남성들의 마을 모임 의제 도출에 아이돌이라니, 박소통 복지사는 속으로 '아차' 싶었지만 김선배는 태연하게 전지 한가운데에 동그라미를 치고 '아이돌'이라고 적었다. "자, 이제 마을 사업은 잠깐 잊으시고요. '아이돌'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아무거나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10가지 정도만 뽑아보겠습니다." 주제에 대한 압박감이 사라지자, 침묵하던 주민들의 입이 터지기 시작했다. "우리 딸내미가 허구한 날 쫓아다니면서 팬 서비스받았다고 자랑하던데." "아이돌은 매니지먼트가 중요하지." "요즘은 뭐 브이로그인가 뭔가로 자기들 일상도 다 찍어 올리더구먼." 순식간에 전지에는 팬 서비스, 매니지먼트, 브이로그 등의 단어들이 가득 채워졌다. 박소통 복지사는 긴장감이 풀리고 활기를 띤 회의실 분위기에 기대감에 부풀었다.

 

꿈보다 해몽: 강제연결을 통한 기획의 탄생

"좋습니다. 아주 훌륭한 단어들이 많이 나왔네요.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전지 가운데에 적힌 '아이돌'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우리가 원래 논의하고자 했던 '마을공동체 활성화 방법'으로 바꿔 적겠습니다." 김선배의 말에 주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돌과 마을공동체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는 눈빛이었다. 김선배는 웃으며 덧붙였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죠? 지금부터 우리가 할 작업이 바로 해몽입니다. 방금 적어주신 단어들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억지로 연결 지어 보는 겁니다. 맥락이 완벽하게 맞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추론해 보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주민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팬 서비스'라는 단어를 본 한 주민이 무릎을 탁 쳤다. "우리 마을에도 노래 잘하는 동네 명가수가 있잖아요? 그 사람이 공연을 하고 호응이 좋으면 팬 서비스 차원에서 후속 공연을 기획해 보면 어떨까요?" 또 다른 주민은 '매니지먼트'와 '브이로그'를 연결했다. "우리가 동네 아저씨들끼리 모여서 활동하는 걸 브이로그 영상으로 찍어서 공유하면 다른 아빠들도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지 않겠어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들은 주민들의 활발한 논의를 거쳐 점차 구체화되었다. 김선배는 쏟아진 아이디어 중 당장 마을에서 실행 가능한 것 3개 정도만 선별해 보자고 제안했고, 주민들은 스스로 동그라미를 쳐가며 우선순위를 정했다. 선별된 아이디어들은 맥락이 엮여 하나의 훌륭한 사업 기획안으로 다듬어졌고, 주민 대표가 나서서 이를 직접 발표하는 시간까지 가졌다.

실전 응용: 엉뚱함이 창의성이 되는 원리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 박소통 복지사는 김선배를 찾아가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 "선배님, 오늘 정말 대단했습니다! 도대체 이런 기법들은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 건가요?" 김선배는 박소통 복지사에게 다양한 응용 사례가 담긴 자료를 건네주었다. 이른바 '강제연결법(Forced Connection Method)'이라 불리는 이 기법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개념을 억지로 연결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수평적 사고 기법이었다. 자료에는 무궁무진한 사례가 담겨 있었다. 예를 들어 '행복한 우리 가족 만들기'라는 의제를 다룰 때, '사과'라는 랜덤 키워드를 뽑았다고 가정해 보자. 사과의 연상 단어인 '빨강', '다이어트', '첫사랑', '겉과 속' 등을 도출한 뒤 이를 가족의 행복과 연결 짓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통해서는 "가족 생활 경비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다이어트(감축)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토의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첫사랑'이라는 단어에서는 "가족 중 나를 처음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었던 사람을 기억하고 그 이유를 나누어 보자"는 깊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오늘 만났던 '중년 남성 모임'을 기획할 때에도 '캠핑'이나 '자판기' 같은 무작위 단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장비'라는 단어에서 남성들의 장비병을 활용한 '목공 도구 공유 모임'을 기획하거나, '불멍'에서 말솜씨가 부족해도 괜찮은 '침묵의 모닥불 토크'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자판기에서 착안하여 대면 접촉 부담을 줄인 '마을 아지트 24시'나, 캔맥주에서 착안한 '퇴근길 캔맥주 인문학' 모임도 훌륭한 전략이 된다.

 

세계적인 혁신과 예술의 바탕이 된 강제연결법

박소통 복지사는 자리에 돌아와 이 놀라운 기법에 대해 더 깊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 '랜덤 워드' 발상법은 단순한 레크리에이션이 아니라, 세계적인 혁신 기업과 예술가들이 애용하는 강력한 도구였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이 강제연결법을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욕조'를 개선하려 할 때, 욕실에 있는 수많은 물건과 욕조를 무작위로 결합해 보는 것이다. '욕조+선풍기'를 강제 연결하여 배수 속도를 높이거나, '욕조+TV'를 연결하여 스마트 욕조를 상상해 내는 식이다. 예술계에서도 영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는 작사를 할 때 무작위로 오려낸 단어들을 가방에 넣어두고 아무거나 하나씩 뽑아 보았다고 한다. 뽑혀 나온 전혀 엉뚱한 단어를 맥락과 연결 지으려 고민하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가사들이 탄생했던 것이다.

 

주민의 마음을 여는 열쇠, 기다림과 촉진의 기술

"박소통 선생님, 오늘 회의 어땠어요?" 퇴근길, 김선배가 따뜻한 커피 한 캔을 건네며 물었다. "선배님, 촉진(Facilitation)은 생각의 징검다리를 놓아드리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박소통 복지사의 말에 김선배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주민들은 종종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입을 다물곤 합니다. 그럴 때 오늘 우리가 했던 것처럼, 무작위 단어로 벽을 허물어 주세요. 엉뚱한 단어가 생각의 물꼬를 트고, 그 엉뚱함이 결국 가장 현실적이고 훌륭한 마을의 의제로 다듬어지는 법이니까요." 지역사회 복지 현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하지만 박소통 복지사는 이제 두렵지 않다. 그의 손에는 '랜덤 키워드'라는 무기가, 그리고 엉뚱한 생각조차 가치 있는 아이디어로 바꾸어 낼 수 있다는 주민들을 향한 깊은 신뢰가 쥐어져 있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A5kg2IswE4&t=1s

 

브레인스토밍 세션 개선을 위한 랜덤 워드 기법

창의성 및 혁신 전문 연설가 제임스 테일러가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디어 도출 세션의 효과를 높이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기법인 '랜덤 워드(Random Words)' 기법을 소개합니다. 이 기법은 무작위 단어를 활용해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도록 돕는 검증된 창의성 기법입니다.

주요 내용

랜덤 워드 기법의 유래와 배경

  • 독일 노벨상 수상 시인 헤르타(Herta)가 시 창작 시 활용한 기법
  • 종이 조각에 명사, 동사 등 무작위 단어를 적어두고, 막힌 문장이나 구절 작업 시 무작위로 단어를 선택
  • 선택한 단어를 통해 다른 관점에서 문장을 바라보며 창작의 돌파구 마련

데이비드 보위의 활용 사례

  •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가 작사 과정에서 적극 활용한 기법
  • 신문에서 단어를 오려내 서랍이나 가방에 보관
  • 새 노래 가사 작업 중 무작위로 단어를 꺼내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
  • 후에 컴퓨터를 이용한 랜덤 워드 생성기로 발전

실무 적용 방법

  • 온라인 '랜덤 워드 제너레이터(Random Word Generator)' 검색 및 활용
  • 포스트잇에 다양한 단어를 적어 물리적 도구로 활용 가능
  • 대면 및 가상 환경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

실제 적용 사례: 금융 기관

  • 한 은행의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활용
  • 랜덤 워드로 '강(River)' 선택
  • 강의 구성 요소 분석: 물, 흐름, 장애물 없음, 우회, 위아래로 이동
  • 이를 통해 제품에 작은 혁신 도입 및 타겟 시장 대상 스토리텔링 방식 재구성

최적 활용 분야

  • 마케팅 부서 또는 혁신 랩
  • 신제품/서비스 개발 단계
  • 기존 접근법과 다른 방식이 필요한 과제 해결
  • 금융 서비스, 기술 기업, 제약 회사,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기법의 작동 원리

  •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고 더 많은 상상력 필요
  • 고정된 상태나 막힌 문제에서 벗어나 사고의 유연성 증대
  • 선택한 단어 자체가 최종 솔루션이 되지 않더라도, 그 단어에서 파생된 아이디어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음
  •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마음의 개방성 증진

실습 제안

  • 현재 당면한 과제나 출시 예정인 신제품/서비스 선정
  • 랜덤 워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무작위 단어 생성
  • 며칠 동안 해당 단어가 과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

인사이트

  • 사고의 유연성 확보: 랜덤 워드 기법의 핵심 가치는 즉각적인 해답 제시가 아니라,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 강제적 관점 전환: 무작위성이 주는 '불편함'이 오히려 창의성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합니다.
  • 검증된 창의성 도구: 노벨상 수상 시인부터 세계적 뮤지션까지 다양한 창작자들이 활용해온 기법으로, 단순하지만 시대를 초월한 효과를 입증합니다.
  • 조직 혁신의 실용적 접근: 복잡한 혁신 프로세스 없이도 간단한 도구로 조직의 마케팅, 제품 개발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실용성을 지닙니다.
  • 가상 환경 최적화: 원격 근무 시대에 물리적 제약 없이 온라인 도구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자료 및 참고 정보

관련 키워드

  • 랜덤 워드 기법 (Random Words Technique)
  • 브레인스토밍 (Brainstorming)
  • 아이디어 도출 (Ideation)
  • 창의적 사고 (Creative Thinking)
  • 헤르타 뮐러 (Herta Müller) - 노벨 문학상 수상 독일 시인
  • 데이비드 보위 (David Bowie) - 랜덤 워드 기법 활용 뮤지션

연사 정보

  • 제임스 테일러 (James Taylor)
  • 웹사이트: jamestaylor.me
  • 전문 분야: 창의성, 혁신 관련 기조연설
  • 제공 서비스: Super Creativity U, 가상 워크숍 및 팀 교육

랜덤워드_아이디어도출 방법.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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