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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최용석 전문위원] 평범한 이웃이 마을의 설계자가 되는 법: 갈산1동 주민자치 여정의 기록

강정모 소장 2026. 3. 28. 11:24

마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낯설게 보기'의 힘

2026년 3월 10일, 부평구 갈산1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는 '긍정의 힘'으로 무장한 현장의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갈산1동 주민자치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익숙했던 마을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낯설게 보기'부터 시작했습니다. 덴마크의 슈퍼킬렌 사례처럼, 낙후된 지역이라는 편견을 걷어내고 주민의 삶을 ‘번역’하여 가치를 재구성할 때 진정한 마을 의제가 수립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단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동네의 정체성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실패 없는 자치를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과 효능감

막연한 활동은 금방 지치기 마련이지만,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인내심 있게 단계를 밟아가면 주민들의 효능감은 자연스레 높아집니다. 사람을 모으고 마을 자원을 조사하며, 주민 총회를 통해 의제를 공유하고 실행한 뒤 기록으로 남기는 '자치계획 6단계 로드맵'은 길을 잃지 않게 돕는 소중한 지도와 같습니다. 이러한 숙의민주주의 과정은 비록 느리고 어색할 수 있지만, 집단지성을 통해 우리 마을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데이터와 현장의 만남, 그리고 언어의 마법

좋은 마을 의제는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와 공공데이터라는 객관적 지표가 만나는 접점에서 탄생합니다. 공적 아젠다를 인구, 안전, 교육 등의 통계로 확인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정교하게 분석할 때, 우리의 상상력은 실행 가능한 현실이 됩니다. 특히 사업 계획을 세울 때 '화재 위험'이라는 어두운 언어를 '안전한 삶'이라는 밝은 언어로 시각화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언어의 전환은 주민들에게 정당성과 설득력을 부여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합니다.

 

정해진 코스를 떠나 스스로 길을 만드는 '자치 여행'

주민자치의 본질은 행정이 정해준 코스를 따라가는 '관광'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목적지를 수정하며 길을 개척하는 '여행'에 있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이 말했듯, 길에는 본래 주인이 없으며 그 위를 걸어가는 자가 비로소 주인이 됩니다. 갈산1동 주민자치회는 단순히 행정의 파트너를 넘어, 동네를 지키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개척자들입니다. 어제는 지나갔기에 좋고 내일은 올 것이기에 설레며, 오늘은 무엇이든 할 수 있기에 즐겁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우리는 오늘도 마을의 길을 걷습니다.

 

주민자치위원과 담당자분들을 위한 지혜의 연대

마을의 변화를 일구는 주민자치위원분들과 담당자와 마을활동가 여러분, 지역복지의 핵심은 결국 '주민의 자생력'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가에 있습니다. 우리는 주민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관찰자가 아니라, 그들의 삶 속에 숨겨진 욕구를 세련되게 '번역'하고 공공의 가치로 엮어내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현장의 복잡한 갈등 속에서도 주민의 숙의 과정을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여러분의 전문성이야말로 마을 공동체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입니다. 갈산1동의 사례처럼 데이터의 객관성과 주민의 주관성을 잇는 가교가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의 지혜와 역량이 주민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만날 때, 우리 마을은 비로소 누구나 주인으로 대접받는 진정한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