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질적으로 상이한 존재입니다. 성별, 연령, 기질, 경험, 가치관, 그리고 활동 동기 등 모든 면에서의 '차이'는 갈등을 필연적인 현상으로 만듭니다. 대개 갈등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사실 갈등은 제거할 수 없는 에너지와 같습니다. 따라서 자원봉사 관리의 핵심은 갈등을 억압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있습니다.
자원봉사 활동은 개인의 독립된 행위보다 팀 기반의 협력 활동입니다. 자연히 갈등 발생 빈도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관리자는 우선 이러한 갈등을 조직의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생동감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역설적으로 갈등이 전혀 없는 조직은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체주의적 통제나 무관심이 지배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성숙한 조직일수록 갈등을 안전하게 허용합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원봉사 관리자와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갈등 관리 교육과 훈련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갈등은 숨기거나 회피할수록 증폭됩니다. 따라서 갈등을 외부로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관리 과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당사자 간에 갈등을 공유하는 과정은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워크숍과 같은 촉진된 환경에서 점진적으로 드러내는 연습을 하면 정서적 안전감과 해방감을 얻게 됩니다. 이는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과거에는 갈등을 '복잡하고 부정적이며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러나 민주적 가치와 조직 혁신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갈등은 '새로운 기회'이자 창조적 운영의 요소로 재정의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갈등의 제거가 아닌 관리입니다. 갈등은 조직의 잠재된 병리 현상을 진단하게 하고, 현상 유지를 거부하며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됩니다. 또한 갈등 해소 과정은 조직의 응집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듭니다. 유능한 자원봉사 관리자는 갈등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성장을 위해 갈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리더입니다. 조직 내에 갈등이 전혀 없다면 이는 무기력하고 정체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적절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수준의 갈등(Eustress)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다만 갈등이 과도하게 지속되면 구성원의 낙담을 초래하는 역기능적 스트레스로 변질되어, 책임 회피나 무질서 현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갈등 관리 역량의 뿌리는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수용력입니다. 가장 낮은 수준의 수용력은 차이를 이유로 타인을 비난하며 함께하기를 거부하는 태도입니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는 차이를 인정하되 적당히 타협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공공성을 지향하는 자원봉사 현장에서는 더욱 깊은 수용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다르기에 서로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관계에서의 차이점은 활동의 강력한 동력이 되어 예측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합니다.
관리자와 자원봉사자 간의 갈등은 대개 구조적·인지적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 과업 상호의존성: 관리자는 제한된 예산과 일정을 중시하지만, 자원봉사자는 활동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원하며 충돌합니다.
- 목표와 역할의 차이: 관리자는 조직의 효율성과 발전을 우선시하는 반면, 자원봉사자는 개인적 성장과 보람, 사회적 기여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 지각의 차이: 관리자는 전문성과 결과 중심 시각을 견지하며, 자원봉사자는 사명감과 과정 중심의 시각으로 활동을 바라봅니다.
자원봉사 관리자들은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고유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습니다.
첫째, 지위에 대한 위축감입니다. 풍부한 인생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자원봉사자의 등장이 관리자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경력이 짧은 관리자일수록 이러한 위축감을 더 크게 경험합니다.
둘째, 권한 위임의 딜레마입니다. 관리자는 활동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므로 권한을 넘기는 데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자원봉사자는 성취감을 위해 더 많은 자율권을 요구하며 갈등이 빚어집니다.
셋째, 역할 인식의 부재입니다. 관리자가 자원봉사를 단순한 노동력이나 예산 절감 수단으로 치부하면 자원봉사자의 가치를 폄하하게 됩니다. 이는 자원봉사 관리 업무에 대한 조직 내 낮은 우선순위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심화되며, 업무를 단지 '처리해야 할 일'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넷째, 과거의 부정적 경험입니다. 무책임한 일부 자원봉사자에게 받은 상처는 관리자에게 불신을 남겨, 전체 자원봉사자 그룹과의 협력을 저해하는 심리적 장벽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현장 성취감의 상실과 소진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관리자의 역할은 현장 활동에서 행정 업무로 이동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느끼던 보람을 잃게 되면 소진(Burn-out)을 겪기 쉽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는 무의식적으로 현장에 대한 미련 때문에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견제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자는 자신의 내면적 동기를 면밀히 살피는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자원봉사자 간의 갈등은 주로 '인정 경쟁'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금전적 보상이 없는 활동 특성상, 관리자와 동료의 관심은 매우 중요한 보상 기제가 됩니다. 팀 내에서의 비공식적인 지위나 영향력은 일종의 심리적 보상으로 간주되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정치적 역동성은 활동의 기대치를 비현실적으로 높여 구성원 모두를 지치게 만듭니다. 또한 인정 경쟁에서 오는 불만은 동료에게 원인을 전가하는 비난으로 표출되어 팀 분위기를 해칩니다. 관리자는 이러한 인정 경쟁이 비생산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외부의 평가보다는 내면의 자발성과 성취감에 활동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인 코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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