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성격적 특성과 관계역동
강정모(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 소장)
갈등은 사람의 차이와 다양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차이는 일차적으로 성격의 다양함에 있다. 인간의 성격의 패턴을 이해하여 갈등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성격유형이론을 통해 관리자와 자원봉사자들을 알아보자.
1) MBTI의 관계 다양성
MBTI는 8가지의 지표를 통해 인간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이해하는 이론이다. 8가지 지표는 에너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외향과 내향, 외부세계를 받아들이는 인식방식을 나타내는 감각과 직관,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하여 결정하여 판단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사고와 감정, 생활양식의 태도인 인식과 판단이다. 이 중에서 갈등이 빈번하게 유발되는 지점인 인식방식의 차이와 판단방식의 차이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활동을 하면서 자원봉사자와 관리자들은 수많은 외부적 자극을 받게 되고, 그것을 표현하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려움은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한 가지 현상을 받아들이는 기재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비유로 설명하면 감각을 주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산을 구성하는 나무들, 흙, 바위, 계곡, 동물 등의 구성요소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직관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자들은 구성물보다는 전체적인 산 전체 나아가서는 산이 주는 의미를 먼저 인식한다. 그래서 감각적인 사람들은 구체적인 진술방식으로 소통하고, 직관적인 사람들은 의미적 진술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감각적인 사람들은 직관적인 사람들의 소통을 추상적이라고 받아들이며, 모호하다고 여긴다. 반면에 직관적인 사람들은 감각적인 사람들을 세부적이라고 받아들이며, 맥락이 없고, 지루하다고 평한다. 자신들의 욕구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감각적인 사람들은 세부적인 사항을 말함으로써 상대방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확실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게 된다. 반대로 직관적인 사람들은 생략이 많고, 비유적이고 간접적인 진술로 상대방은 알아서 해석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의사소통 스타일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감각적인 사람이나 직관적인 사람이 직관과 감각적 특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차적인 인식 통로로 감각과 직관을 쓴다는데 있다. 그래서 감각적인 사람에게는 진술의 의도와 목적, 의미와 우선순위 등을 질문하는 것이 요청되고, 직관적인 사람에게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거나 말하는 것인지 예를 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인 후에는 그 정보들을 처리하여 다음단계를 위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사고를 주요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일의 성사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즉 이번 자원봉사활동이 잘 될 것인가를 판단의 주요기준으로 삼는다. 반면에 감정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참여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한다. 이를테면 자원봉사활동에서 다른 사람들이 즐겁거나, 행복해할까를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이유로 사고형의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결과 중심적이고, 목표지향적인 모습으로 비치게 되고, 감정형의 사람들은 과정중심적이고, 인간중심적인 태도로 비쳐진다. 예를 들면 외래식물제거 자원봉사활동을 할 때 사고형의 사람들은 그 전날 외래식물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더 많이 제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지고 잠을 청한다면, 감정형의 사람들은 외래식물제거 자원봉사활동에서 우리팀이 많이 참여하고,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뭘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들것이다. 예를 들면 활동을 마치고 어떻게 나눔을 할지, 소극적인 사람들이나 신규 봉사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어떻게 배려할지, 끝나고서 뒤풀이는 어디가 적합할지 등이다. 사고형과 감정형이 갈등을 하게 되면 소통의 갈등보다는 감정의 갈등이 유발된다. 그래서 사고형의 사람들은 감정형에게 봉사보다는, 노는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고 화낼 가능성이 있다. 즉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감정형의 사람들은 사고형에게 ‘자기가 직원도 아닌데 오버하고 있네’와 같은 비난하거나 재미없고, 건조하다고 화낼 가능성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고와 감정형의 사람들이 감정과 사고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일차적 판단기재를 일과 사람을 기준에 두는 성격적 편향이 있는 것뿐이다. 그래서 사고형의 사람들은 일은 잘하는데,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활동‘만’ 하여 재미없어질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이 되지 않도록 감정형의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감정형의 사람들은 활동의 목표가 관계적인 측면이 많아 친목을 위한 모임처럼 전도되지 않도록 사고형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감정형의 편향이 심하면 외래식물제거활동이나 해양정화활동이나 모니터링 활동이나 다 거기서 거기의 활동이 될 수 있다.
MBTI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성격의 볼륨을 크게 하거나 정확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와 상대방의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주파수를 갖는 사람과 지속적으로 주파수를 일치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꾸준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2) 갈등대응타입의 관계 다양성
갈등대응유형은 대개 5가지 타입으로 분류된다. 분류의 기준은 갈등을 직면했을 때 ‘자신의 목표’와 ‘상대에 대한 배려’의 상관관계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자신의 목표가 둘 다 낮으면 회피보류형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낮고, 자신의 목표가 높으면 경쟁대립형이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높고, 자신의 목표가 낮으면 순응양보형이고, 둘 다 높으면 협동해결형이다. 둘 다 적절하면 타협절충형이다. 회피보류형은 개인적으로 갈등상태에 대처하려 하지 않는 유형이다. 장점은 갈등을 손쉽게 해결하고, 외적갈등의 심화의 유발을 막는다. 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안 되고, 내적갈등은 심화시켜, 당사자 간에 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 경쟁대립형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상대방을 압도함으로써 갈등에 대처한다. 장점은 강한 추진력과 목표의식이 분명하다. 하지만 갈등을 다루는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되며,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양보순응형은 자신의 목표보다는 상대의 목표와 욕구를 수용하여 갈등을 다루는 유형으로서 시간이 적게 걸리고, 타인과 관계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가 힘들다. 그래서 소진이 빨리오고, 활동이 소극적이 된다. 협동해결형은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로 모두를 만족시킴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유형이다. 장점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걸리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타협절충형은 쌍방의 이익을 생각해 적절한 타협으로 갈등을 다루고자 하는 유형으로서 적절히 이익과 손해를 조절하는 반면에 양보순응형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지 못한다. 양보순응형 정도로 소진과 우울로 빠지진 않지만 같은 갈등이 추후에도 반복적으로 이러날 가능성이 있다.
갈등대응유형 테스트를 통해 개인의 평상시와 갈등고조시에 취하는 갈등대응방식의 특징들이 발견된다. 자원봉사활동은 다양한 역동성을 포함하는 실천이다. 자원봉사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상황마다 5가지 대응유형의 방식들이 입체적으로 요청된다. 협동해결형이나 타협절충형만이 적절하고, 좋은 대응방식이 아니다. 긴급한 판단이 요구되거나 새로운 자원봉사활동을 실험적으로 실시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는 오히려 경쟁대립형의 갈등대응스타일이 적합하다. 신뢰가 두터운 관계는 회피보류형이나 양보순응형의 스타일이 필요하다. 자원봉사 관리자들은 자원봉사팀의 구성원이 어떤 갈등대응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수록 갈등의 양상에 따라 적절한 팀워크를 조직하고, 배치하여 해결의 실마리나 관리지점을 확보해내는데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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