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갈등관리6] 자원봉사관리자 현장활동시 감정조정_2014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보고서

7. 국립공원 자원봉사 관리 활동 과정 중 감정 조정

1. 분노의 이해와 관리

비폭력대화의 창시자인 마샬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는 분노를 ‘자연스럽지 않은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느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자원봉사 관리자가 갈등 상황에 직면할 때 일차적으로 솟아오르는 감정은 분노입니다. 분노는 죄가 아니며 갈등처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분노를 어떻게 다루는가입니다.

국립공원 자원봉사 관리자가 분노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 관할 구역 외 부당한 요구: 등록된 사무소 관할 내에서만 시설 이용 권한이 부여됨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역에서 편의를 요구하거나 나아가 협박성 발언까지 듣게 되는 경우.
• 월권적 간섭: 오랜 경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공원 사무소의 행정적 상황까지 간섭하는 경우.
• 상급자에 의한 질책: 자원봉사자가 불만 사항을 담당 관리자에게 직접 제기하지 않고 상급 관리자에게 전달하여, 담당 관리자가 질책을 받는 경우.

분노가 내면으로 향하면 우울이 되고, 외부로 표출되면 타인에게 상처를 줍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분노의 진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나는 단단히 화가 났다"가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에게 몹시 화를 냈다"보다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는 분노가 외부 상황(그 사람)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분노가 치밀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려는 충동이 생기지만, 인간의 고유 능력인 생각, 상상, 의지, 양심을 활용하여 즉각적인 반응을 멈출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글(문자, 이메일)로 반응할 때 중요합니다. 글은 두고두고 남아 상대방에게 깊고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즉각 반응을 멈추기 위해 타이머나 모래시계 등을 활용하여 자신을 정지(Stop)시키는 브레이크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분노 상황에서 자신을 정지시키는 데 유용한 표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직 제 말이 안 끝났습니다. / 끝까지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경계 설정)
• "그렇게 말씀하셔서 '불편'합니다." (자신의 감정 전달)
•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생각할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충동 억제 및 시간 확보)

2. 분노의 진정한 이유 찾기: 4단계 분석

분노에 즉각 반응하는 대신, 분노가 치민 진정한 이유를 4단계로 분석하여 감정을 객관화하고 통제합니다.

1. 관찰 (Observation): 나를 '화'나게 했던 구체적인 상황은 무엇인가? (사실만 기록)
2. 느낌 (Feeling): 그때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감정 단어로 표현)
3. 욕구 (Need): 내가 얻고 싶었던, 혹은 충족되지 못한 욕구는 무엇인가?
4. 행동 (Action):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못할 일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대안 모색)
   
   [국립공원 자원봉사 갈등 사례 분석 예시]

| 관찰 | 다른 사무소의 처우와 비교하며, 등록된 사무소가 단체 자원봉사자에게 버스 임차 및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20분간 전화로 불만을 쏟아냄. 개선되지 않으면 다른 사무소로 등록을 변경하겠다고 위협함.
| 느낌 |  답답한, 당혹스러운, 무시당한, 황당한, 어처구니없는 
| 욕구 | 자원봉사활동의 원칙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싶음, 자원봉사자들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교육 제공, 전화보다는 직접 소통을 하고 싶음 (상황 회피가 아닌 문제 직면을 통한 신뢰 회복 욕구)
| 행동 | 국립공원 자원봉사 교육 계획 수립 (원칙 이해), 자원봉사 당사자에게 미팅 요청 (직접 소통), 다른 사무소의 정책 검토 (객관적 정보 확인) 

3. 책임감과 관계 맺기 유형

1) 책임감 (Responsibility)의 재정의

국립공원 자원봉사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단순히 참고 인내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임(Responsibility)은 영어로 Response(반응) + ability(능력)가 합쳐진 단어로,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처한 상황과 자극에 얼마나 잘 반응할 수 있는지가 책임감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자원봉사 관리자들은 책임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필수 지침으로 STC (Stop-Think-Choose)를 활용해야 합니다.

• S (Stop):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을 정지
• T (Think): 분노의 근본 원인과 대안을 생각 (4단계 분석 활용)
• C (Choose): 상황에 가장 적절하고 건설적인 반응을 선택

2) 승승(Win-Win)과 무거래(No Deal) 관계 전략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관계 맺기의 6가지 유형(승승, 승패, 패승, 패패, 승, 무거래)을 제시했습니다. 국립공원 자원봉사 관리자는 동료 및 자원봉사자들과 승승(Win-Win)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승승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이며, 상호 의존적 협력 관계(관리자의 지원 vs. 자원봉사자의 활동)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승승을 이루기 어렵다면, ‘무거래(No Deal)’를 선택하는 것이 다른 모든 유형(승패, 패승, 패패, 승)보다 훨씬 좋은 선택입니다.

• 무거래(No Deal)의 의미: 함께 활동은 하지 않지만 관계는 유지하는 것입니다.
• 활용의 중요성: 일의 파탄이 곧 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 문화에서, 특정 활동에서만 승승이 부적합할 뿐 다른 상황에서는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활동 때문에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관계까지 단절되어 불편을 안고 살아갈 필요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국립공원 자원봉사 관리자는 조정 및 지원 교육을 통해, 승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내면의 울림이 더 이상 무리라고 할 때 무거래라는 합리적 관계 방식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고 문헌: 

1. 이성록, 『자원봉사활동 관리조정론』, 학문사.
2. 강영진, 『갈등해결의 지혜』, 일빛.
3. 국립공원관리공단, (사)한국자원봉사문화 공동연구 (2014). 『국립공원 자원봉사 교육교재 개발』.
4. 스티븐 코비 (Stephen Covey), 김경섭(역).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김영사.
5. 마셜 로젠버그 (Marshall Rosenberg), 캐서린 한(역). 『비폭력대화』. 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