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7일 금요일 오후, 오산시자원봉사센터 교육장은 20명의 예비 강사님들의 열정으로 달아올랐습니다. 2025년 가을,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모인 이들은 2026년부터 오산 지역 중학교 교실을 찾아가 청소년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전파할 '제18기 청소년교육봉사단' 선생님들이셨습니다. 오산시자원봉사센터는 오랜 기간 체계적인 강사 양성 시스템을 통해 학교 방문 교육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번 18기 교육은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가 아닌 청소년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시민 멘토'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독립군의 후예입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강정모 소장의 강의는 자원봉사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흔히 자원봉사를 '대가 없는 노동' 쯤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해 임시정부 시절의 '조선의용대(Korean Volunteers)' 사진을 통해 "누가 시켜서 하는 '동원'이 아니라 스스로 나서는 '자원'이야말로 주권자의 정신이자 독립운동의 뿌리"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순간, 강의를 듣던 선생님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무보수'라는 것은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갑(甲)'의 위치라는 역설에 깊은 공감을 표현하셨습니다.

"롱패딩과 노스페이스, 그 속에 숨겨진 아이들의 불안"
이어지는 시간은 우리가 만날 '청소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른들 눈에는 다 똑같은 롱패딩을 입고 몰려다니는 아이들이 개성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 시기는 인생에서 '자존감이 가장 낮은 시기'에 겪는 생존 본능으로 해석했습니다. 자존감이 낮을 때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함을 공유하였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불안한 아이들은 또래 집단과 똑같아짐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 합니다.
"학교는 정답을 요구하지만, 자원봉사는 시행착오를 허용합니다"
이날 교육의 핵심은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의 재해석이었습니다.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밖으로 나오려 몸부림치는 애벌레를 안쓰럽게 여겨 누군가 가위로 고치를 잘라준다면, 그 나비는 평생 날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날개에 힘을 공급하는 것은 바로 그 '처절한 몸부림'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자원봉사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시행착오'를 허락하는 장이어야 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정해진 정답만을 강요받지만, 자원봉사 현장에서만큼은 스스로 기획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비로소 스스로 걷는 법을 배웁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강사님들이 교실에서 가르쳐야 할 진짜 수업입니다.


오산의 청소년을 품을 든든한 품
이미 누군가의 부모이자 인생의 선배인 40~50대 선생님들. 오산시자원봉사센터의 자랑인 청소년교육봉사단. 18기 선생님들이 만들어갈 2026년의 교실은, 우리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날갯짓을 연습하는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비행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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