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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강정모 소장]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_의왕시 우성고등학교에서 찾은 나를 위한 진짜 진로

강정모 소장 2025. 12. 14. 22:11

모락산의 맑은 정기가 감싸 안은 배움의 터전, 의왕 우성고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우성고등학교는 1984년 개교 이래 의왕시 인문계 고등학교의 맏형으로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죠. 최근에는 '군포의왕 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지성과 체력을 겸비한 활기찬 학교 분위기를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 5일 수요일 오후, 우성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찬 30여 명의 학생과 함께한 수요 진로 특강,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자기 이해를 통한 미래 설계> 현장을 소개합니다.

 

woosunggo.goegu.kr/index.do / 사진출처

1. 늦가을, 우성고에서 던진 첫 번째 질문: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강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우성고 학생들의 눈빛은 가을 햇살처럼 맑고 진지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익숙하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을 던지며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의사? 유튜버? 건물주?" 대부분의 학생이 직업(Job)을 꿈이라고 말할 때, 백범 김구 선생의 '높은 문화의 힘'과 마틴 루터 킹의 '인격으로 평가받는 나라'를 예시로 들며 묵직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직업은 수단일 뿐, 꿈은 그 직업을 통해 내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무엇이 되겠다(Noun)'가 아니라 '어떻게 살겠다(Verb)'를 고민하는 순간, 진로 탐색의 차원이 달라짐을 학생들은 직감했습니다.

 

 

2. 박찬호는 야구선수(Job)인가, 공 던지기를 좋아하는 사람(Vocation)인가?

진로를 고민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좋아하는 일을 해라 vs 잘하는 일을 해라".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의 이야기를 통해 이 난제를 명쾌하게 제시했습니다.

  • 직(職, Job): 생계와 연관되고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 (야구선수)
  • 업(業, Vocation): 내가 좋아하고 지속할 수 있는 본질적인 것 (공 던지기를 좋아하는 사람)

"아시아 최다승 투수라는 기록은 언젠가 깨지지만, 공 던지는 것을 사랑하는 박찬호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급변하는 VUCA 시대(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에 특정 직업 하나만을 목표로 삼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신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나의 '업(Vocation)'을 발견한다면 직업이 사라지거나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에 학생들은 공감하였습니다. 

 

3. 천(天)·지(地)·인(人):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선택하라

청소년기는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아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인생의 구조를 천(시대), 지(환경/부모/재능), 인(노력/의지)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태어난 시대나 부모님, 타고난 외모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천'과 '지'의 영역입니다. 이것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세요. 우리의 승부처는 바로 내가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인(人)'의 영역에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현대철학자인 라캉의 말처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삶"이 아닌, 내 삶의 주인(Owner)이 되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태도야말로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이자 진정한 진로 설계의 시작점임을 강조했습니다.

 

4.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Slow & Steady)"

2시간 동안 이어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끝자락, 학생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언제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나는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은가?" 누군가가 정해준 정답이 아닌,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우성고 2학년 학생들의 모습에서 '성실, 창의, 성취'라는 우성고의 교훈이 그대로 녹아있음을 느꼈습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급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Slow & Steady) 나만의 길을 걸어가십시오."

 

 

의왕시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꿈을 소중히 여기는 우성고등학교. 이번 특강이 우리 아이들이 '직업인'을 넘어 주체적인 삶을 사는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작은 나침반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갈 우성고 학생들의 찬란한 앞날을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가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www.kyeonggi.com/article/201411020609351 / 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