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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강정모 소장] 성숙한 시민과 연대의 힘, 부천시 자원봉사대학

강정모 소장 2026. 6. 23. 09:54

자원봉사의 품격, 영화 인문학을 넘어 민주적 시민성으로

부천시자원봉사센터가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지난 2월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던 사업설명회와 영화 인문학을 통해 존중과 공감의 메시지를 나눴던 1회차 아카데미에 이어, 이번 2회차 교육은 한층 더 깊어진 '시민성 양성'을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직전 연도에 100시간 이상 헌신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과 높은 교육 욕구를 가진 베테랑 자원봉사 리더 35명과 함께, 자원봉사의 품격을 높이고 민주적 시민성의 가치를 깨우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봉사 활동의 테두리를 넘어, 우리가 왜 '함께 살기'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리고 피곤하고 번거롭더라도 왜 끊임없는 배움과 훈련이 필요한지 머리를 맞대고 깊이 고민했습니다. 사적인 영역인 '나(Private)'에 머무르지 않고, 공적인 공동체인 '우리(Public)'를 향해 시선을 확장할 때 자원봉사 리더로서의 진정한 사명감과 동기부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소수를 위한 배려가 만드는 모두의 문명, 커브 컷 효과

이날 교육에서는 일상 속 공간의 철학을 통해 공익적 마인드의 사회적 효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보도블록의 턱을 낮춰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권을 보장했던 미국 버클리의 변화가 결과적으로 유모차를 탄 아기, 무거운 짐을 수레로 나르는 배달원, 씽씽카를 타는 어린이 모두에게 큰 편익을 주었던 '커브 컷 효과(Curb Cut Effect)'가 대표적입니다. 휠체어를 위해 없앤 문턱과 높은 계단이 영유아들의 낙상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부모들에게 자유를 선물한 무장애 통합 놀이터의 사례 역시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이러한 시선은 부천시자원봉사센터가 그동안 지역사회 안에서 묵묵히 쌓아 올린 혁신적인 성과들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센터는 단순히 취약계층을 시혜적으로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동네의 보행 환경을 조사하거나 공공시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소수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다수에게 큰 편익을 주는' 공익적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 왔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다룬 커브 컷의 가치는 부천시자원봉사센터가 지향해 온 포용적 공동체 거버넌스의 정체성을 다시금 견고하게 증명해 주었습니다.

우연한 선의를 필연적인 구조 시스템으로 바꾸는 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익성의 본질은 '운(Luck)'에 기대는 기적을 '시스템(System)'의 일상으로 정착시키는 데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이 길을 잃었을 때 눈썰미 좋은 행인을 만나는 우연에 생명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주민 전체가 촘촘한 안전망이 되어 1~2분간 주변을 살피는 일본의 '미마모리 네트워크'처럼 합리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는 이웃의 실종을 치명적인 위험으로 두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시간과 품을 내어 경찰 시스템과 연동되는 네임택 지팡이를 제작·배포함으로써 치매 환자 가족의 불안을 낮췄던 경기도 광명시자원봉사센터의 우수 사례와도 긴밀히 연결됩니다. 부천시자원봉사센터 역시 최근 고령화와 고독사 등 급변하는 사회적 위험 속에서 단순한 '감시형 복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와 편히 머물 수 있는 자발적 연결 공간인 '이바쇼(居場所)'와 같은 안전한 거버넌스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적인 주의력과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수고를 모아, 불안한 도시를 예측 가능한 안전망이 보장된 문명으로 진화시키는 중심에 바로 부천시자원봉사센터가 존재합니다.

시장 규범을 넘어서는 위대한 정체성, 사회적 규범

동기부여와 갈등 관리 세션에서는 행동경제학적 실험을 통해 자원봉사 활동이 가지는 고귀한 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소아암 환자 돕기 모금 실험에서 소액의 수당을 지급받은 그룹보다 오히려 무보수로 참여한 자원봉사 그룹이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수당이 개입되는 순간 고귀한 선의가 저가 아르바이트로 변질되는 '시장 규범'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퇴직 변호사들에게 저렴한 자문료를 제안했을 때는 거절당했지만,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무료 프로보노 자원봉사'를 제안했을 때 흔쾌히 승낙한 실험 역시 인간은 돈보다 가치와 정체성에 움직이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1970년대 미국의 금전적 매혈 제도가 혈액 부족과 오염이라는 대실패를 겪은 반면, 영국의 100% 무보수 자발적 헌혈 제도가 깨끗하고 안정적인 혈액 공급망을 확보한 역사적 사실은 '사회적 규범'의 위대함을 증명합니다. 부천시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는 자원봉사대학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규범을 확산하는 산실입니다. 단순히 착한 사람에 머무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성숙을 위해 기꺼이 연대하고 갈등을 조정해 나가는 '좋은 시민'을 길러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국민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시민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이 있다"고 외쳤듯, 성숙한 시민사회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선천적인 조건들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입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남으로써 주어지는 존재이지만, 시민은 스스로 내린 민주적 선택을 통해 공동체를 구성해 나가는 능동적인 존재입니다. 자원봉사와 시민참여는 바로 우리가 '선택한 것'으로 평가받는 성숙한 부천시를 만들기 위해 갈등하고, 협력하며, 연대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부천시민들이 태어난 환경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쌓아 올린 훌륭한 인격과 공익적 활동으로 인정받는 도시를 꿈꿀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자원봉사 리더들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변화를 만드는 주역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

2시간 동안 진행된 뜨거운 몰입 속에서 부천의 미래를 바꿀 시민성의 씨앗이 더욱 단단해졌음을 확신합니다. 언제나 지역사회의 가장 어둡고 필요한 곳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던지며 시스템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자원봉사대학 참여자 여러분과, 이 모든 가치 중심 활동을 세련되게 기획하고 지원하는 부천시자원봉사센터 관리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은 경의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는 앞으로도 부천시자원봉사센터와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현장의 경험과 교육적 전문성이 결합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단순한 강의와 워크숍을 넘어, 부천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숙한 민주적 시민사회의 표준이 될 때까지 든든한 동반자로서 늘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