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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콩나물시루]

"시간을 들여 해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장판시공 도전기)

강정모 소장 2016. 2. 29. 11:31

나와 아내는 '육아'와 '살림'외에는 입과 머리를 써서 먹고사는 사람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아내는 손사래를 치겠지만 큰 범주에서 보면 그렇다.

아내와 나이가 같은 어린이집 건물은 4년전 들어갈때 주인이 도배는 해놨지만 장판은 그대로였다. 도배는 낙서가 감당이 안되어 이년전 페인트칠 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런데 장판은 살림을 들어내야 하고, 영세한 형편에 엄두 못 냈다.

한달전 벽돌디자인 벽지로 집에 포인트를 주었다. 그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장판도 셀프가 없을까 찾아봤더니 옥션에는 셀프장판의 웅장한 세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나와 아내는 저렴한 가격으로 꾸리하고, 민망스러운 80년대 장판을 바꿀 가능성을 발견한 후 설레는 맘으로 면적으로 계산하고, 재료를 사들였다.

드디어 재료들이 도착하고, 주말내내 실험적으로 작은방과 마루에 데코타일을 시공하였다. 한장씩 붙여가며, 공간은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갔다. 틈새를 메꾸고, 가쪽에는 '미술'을 해야했다. 연필로 본을 뜨고, 대가위로 오리고, 타일과 타일사이의 틈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조이고, 쳤다. 다하고 나서 바뀐 마루는 80년대에 공간에서 이틀만에 30년을 뛰어넘게 되었다.

처음으로 도전한 장판시공
나와 아내는 예전에 심취한 스캇펙 박사가 체험한 에피소드를 새롭게 상기하게 되었다.

<나는 서른일곱 살까지 나에게는 기계치 유전자가 있는가보다 생각할 정도로 기계를 수리하는 데 전혀 소질이 없었다. 하루는 잔디 깎는 기계를 수리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보고 "대단하십니다! 저는 그런 일은 절대 못하는데…" 하며 감탄했다. 그러자 이웃집 아저씨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시간을 들여 해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 그 일에 시간을 들여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할 일이 있어서 시간을 들여 찬찬히 살펴보았더니 해결 방법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 일로 시간을 들여 해보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가? 다시 한 번 살펴보라! 그리고 거기 시간을 들여 집중해 보라.>

『아직도 가야할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