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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관리] 자원봉사관리자의 정체성

강정모 소장 2017. 1. 17. 17:06

 



    자원봉사관리자 정체성 


자원봉사는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87년 이후 대한민국은 비로소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되었습니다. 30년 전 세상을 바꾸는 힘은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지금도 권력자(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들은 막강한 힘이 있습니다하지만 그 때에 비해 그들의 영향력은 줄어들었습니다그들의 힘이 줄어든 만큼 시민들이 그 힘을 가져갔습니다시민들이 힘을 가져가고서 사회는 시끄러워졌고갈등도 많아졌고복잡해졌습니다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진사회로 변화되었습니다이것이 참여민주주의 위력입니다.

 

시민의식이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로 인해 발생되는 시끄러움과 복잡한 갈등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이것은 역으로 아주 조용하고갈등도 없는 사회를 관찰하면 선명히 대비됩니다그곳이 어디일까요예상되다시피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입니다잠재되어 있는 갈등은 심각하겠지만 현상적으로는 매우 조용하고갈등이 없습니다.권력은 극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의사결정이 매우 신속하고일사불란합니다하지만 그런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참여민주주의의 가장 쉽고 보편적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첫째는 투표입니다두번째는 자원봉사입니다그러므로 자원봉사는 민주주의 학습과 훈련의 장이자방법입니다다양한 사람이 행복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자원봉사관리자는 시민들의 활동을 촉진하고코디네이팅하는 사람입니다시민들에게 공익적인 이슈에 접하게 합니다공익적 이슈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공의 장을 마련합니다코디네이트(co-ordinate)의 사전적 의미는 ~을 대등하게 하다동격(同格)으로 정렬하다~을 순서대로 배열하다각 부분을 조정통합하다(복장가구 등)을 조화롭게 갖추어 꾸며 전체적으로 어울리게 하다입니다우리나라에서 코디네이트(~ing)한다는 것은 다섯번째 의미로만 편중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자원봉사센터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로만 설정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바쁜 일상에서 개인은 참여를 어려워합니다자원봉사 코디네이터란 첫째참여를 어려워하는 시민들이 사회변화를 위한 주체로서 자리매김하도록 안내하는 자입니다둘째시민들이 자신의 삶과 사회이슈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연결시켜주는 자입니다셋째시민들이 선출직 공무원들을 임용한 국가의 주인임을 되새기도록 환기하는 자입니다마지막으로 복잡하게 보이는 참여절차를 선명하고단순하고명료하게 구성하는 자입니다종합적으로 자원봉사관리자는 민주주의관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자들이 ‘of the people’의 관리자들이라면자원봉사관리자들은 ‘by the people’의 관리자들입니다. ‘of the people’과 ‘by the people’의 토대가 굳건해야 ‘for the people’이 세워집니다시민들의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이 부실한 민주주의 사회는 시민들을 위한 국가와 사회가 아니라 소수 기득권들을 위한 사회가 됩니다그러므로 자원봉사관리자들은 복지국가복지사회를 만드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다른 측면에서 자원봉사관리자의 정체성을 살펴보겠습니다우리가 집안물건을 정리할 때 지금은 쓸모가 없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창고나 베란다에 던져두곤 합니다그러다가 이사 갈 때 재활용처분을 하거나 버립니다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괜찮은 자료를 만나면 바탕화면에 저장해둡니다모니터에 더 띄울 곳이 없을 정도가 되면 분류하기로 작심하지 않는 한 마우스로 한꺼번에 잡아서 휴지통에 처분시킵니다이렇게 분류되지 않는 물건이나 글들을 자료(data)’라고 합니다분류되지 않은 자료들은 아직 버리지 않은 쓰레기입니다분류(작업)는 상당한 시간투여와 수고를 요구합니다분류는 의미주기를 필요로 합니다의미주기란 예를 들면 청소도구의류사무도구공구류운동기구 등과 같은 분류기준 설정입니다컴퓨터에서 의미주기는 폴더를 만들어 이름붙이기입니다이름을 붙여서 기준에 해당되는 물건과 자료들을 넣는 수고를 하는 순간 자료는 쓰레기에서 정보(information)’가 됩니다정보화 사회에 들어간다는 것은 의미주기로 분류된 나의 수고가 엮어진 사회입니다그러므로 정보화 사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야 하는 사회이자내가 참여하는 사회입니다.

 

의미주기의 노력이 입혀진 자료를 정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구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수고가 얼마나 들어갔느냐에 따라 플라스틱 구슬이 되기도 하고진주가 되기도 합니다하지만 옛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꿰어지지 않은 구슬은 목적 없는 나열에 불과합니다쉽게 말하면 쓰레기가 아닌’ 상태일 뿐입니다구슬에 뀀의 노력을 해야 쓸 수 있는 무언가가 됩니다그 무언가를 지식(knowledge)’이라고 합니다정보가 목적에 맞게 조합되고 꿰어지면 지식이 됩니다조합의 방법과 뀀의 설계가 기획(企劃)입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관리자는 어떤 지점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일까요자료를 정보로 전환하는 정보관리자일까요아니면 정보를 효용 있는 무언가로 만드는 지식생산자일까요?둘 다 아닙니다자원봉사관리자는 시민들이 지식을 삶에 적용하도록 촉진하고동기부여 하는 자입니다지식을 삶에서 경험한다는 행위는 용기가 요구됩니다그래서 자원봉사교육에 자원봉사자 동기부여팀워크 등의 과목이 있는 이유입니다지식의 실천에 용기가 요청되는 이유는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현실은 머리로 상상하고기대한 것에 못 미치고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널려 있습니다그러나 인류는 실패의 축적으로 지혜(wisdom)’를 만들어왔습니다인류는 실패와 시행착오로 문명을 구축해왔습니다민주주의의 역사는 99%가 실패입니다물은 99가 되어도 물입니다하지만 1가 오르면 물에서 수증기로 양질전화(良質轉化)가 됩니다이처럼 인류는 지식의 실천을 위해 99%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사회의 질적 전환(轉換)를 이뤄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원봉사관리자는 지식실천의 촉진자이자지식실천의 활동가이며지식실천으로 발현된 고귀한 실패축적의 관리자입니다. 99%의 실패라는 반죽과 1%의 성공의 효모가 어울리면 비로소 창조(creation)’가 탄생합니다그러므로 자원봉사관리자는시민의시민에 의한의 무수한 실패와 성공을 촉진하고관리하여 대한민국이 시민을 위한 국가’ 즉 복지국가를 창조하는 사명(mission)을 가진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자원봉사센터협회의 신입관리자를 위한 자원봉사관리자 사명비전에 관한 글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