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자원봉사교육 프로그램의 설계
강정모 소장(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
◾ 분석하기
자원봉사교육 프로그램을 설계는 참가자의 욕구 분석에 기초해야 한다. 욕구분석은 참가자가 ‘바라는 상태’와 ‘현재의 상태’ 사이에 격차의 종류와 정도의 파악이다. 그 다음은 교육에 투여할 수 있는 한정된 자원 내에서 분석된 ‘격차’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 가늠해야 한다. 분석 항목은 참가자 수, 연령, 성별,자원봉사 경험정도, 지역적 특성, 학력, 소득수준 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량적, 정성적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콘텐츠, 토론방식, 기획방법, 소통방법, 교수법, 멀티미디어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장소분석이 있다. 자원봉사교육은 경험중심의 지혜교류, 의미와 가치분야의 교육이기 때문에 ‘참여형’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책상의 이동성, 교육기기 셋팅, 인원수, 공간크기 등의 사전파악이 필요하다.
◾ 설계하기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주제를 선정한다. 교육담당자가 기존 서류를 참조하여 기획을 할 수도 있지만 동료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으로 도움을 받을 때 더 창의적이다. 적합한 아이디어를 선택한 후 지식정보/가치태도/기술역량의 교육 3대요소의 프레임을 활용하여 적절하게 균형 잡는다. 내용을 구성하기 위한 요소에는 핵심메시지, 작은 이야기들, 마무리가 있다. 핵심메시지를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리듬이 정해진다. 설계시에는 참가자의 입장에서 상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심메시지를 앞에 배치하고,그것을 보완해 나가다 다시 강조하는 식이 있고, 작은 이야기를 하다가 핵심메시지를 수렴하고, 강조하여 환기한 후 잔잔하게 마무리를 하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으로 핵심메시지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사례를 전달하다가 종합적으로 사례들이 핵심메시지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강조하는 것이다.
◾ 구성하기
핵심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구성의 관건이다. 자원봉사의 핵심가치와 참여자 욕구가 토대가 되어야 한다. 그 위에 과목별로 학습주제라는 기둥을 세운다. 학습주제라는 기둥은 교육시간과 섹션, 횟수에 따라 선택한다. 작은 시간에 많은 주제를 배치하면 내용이 부실해지고, 적은 주제를 설정하면 지루해진다. 그리고 각 주제별로 내용을 붙인다. 수준이 높을수록 근거자료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에 핵심메시지를 얹혀야 한다. 수준이 높을수록 핵심메시지를 스스로 구성하고, 발표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 교육참가자 유형
자원봉사교육의 참가자들은 ‘적극적’이다. 반면에 청소년들은 자원봉사 교육에 대해 ‘적대적’이다. 자원봉사관리자들을 위한 교육에서는 예상외로 매우 소극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참여한다. 자원봉사교육 참가자들이 언제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지 않는다. 교육참가자의 성격은 참여흥미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포로들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급자나 조직에서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고 강제로 온 사람들이다. 관리자들이나 직장 자원봉사 담당자가 이러한 경우가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온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서 사사건건 불평과 불만이 많거나 교육시 개인일을 하여 교육진행자와 강사를 당혹케 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휴가자들이다. 교육을 계기로 쉬기 위한 의도로 참가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쉬는 시간이후에도 늦게 들어오고, 교육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워크숍을 할 때 핵심주제와 관계없는 사적인 대화로 빠져 주변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든다. 셋째, 친교목적자다. 교육보다는 사람을 알고, 교제하고, 네트워크 하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다.이들은 교육보다는 뒤풀이를 더 중요시 여긴다. 워크숍을 할 때도 자기 PR에 집중하고, 콘텐츠보다는 진행자나 강사와의 교제와 친분을 쌓는데 관심이 많다. 넷째, 적극적 학습자다. 전체 참석자들 중 20~30%만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교육에 참여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환경, 방법들이 조금 부족해도 진행자와 강사들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사람들이다. 자원봉사교육 담당자는 이렇게 참가자들의 70~80%에 달하는 포로들, 휴가자들, 친교 우선자들에게 좀 더 효과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연구를 해야한다. 그 밖에 학습자의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나이, 성별, 학력, 경제적 수준, 자발적 참여여부,청중의 감정 등이다. 기초와 보수, 전문 등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과정에 대한 이해도, 타 발표자의 진행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참여자 유형별 대응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참가자 수가 70명이상이 되는 경우에 장시간 교육은 적합치 않으므로 콘텐츠는 테마를 압축해야 한다. 사전자료는 가급적 배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가자 수가 20명 내외이면, 발표자료를 좀 더 확대시켜 게시한다. 그리고 연출에 좀 더 강조를 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많은 경우는 콘텐츠를 쉽고, 구체적으로 구성한다. 경험담, 생활위주의 사례를 활용한다. 남성이 많은 경우는 콘텐츠를 논리적으로 기술하고, 통계자료를 활용하면 흥미와 몰입을 가져온다. 청소년과 청년 등 저연령층에게는 글보다는 이미지를 활용하여 임팩트 있게 설명하고, 참여자의 세대가 공감하는 키워드를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어법과 복장, 자세에 유의하고,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사안을 활용하여야 한다. 참가자의 수준에 따라서 일반봉사자나 청소년들은 간결한 용어를 사용하고, 전문용어는 지양한다. 일상의 화제를 예시로 활용하고, 관념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리더나 관리자는 가급적 스스로 발표하고, 말하는 방식으로 피드백과 질문을 통해 자발적으로 깨닫도록 돕는다. 아울러 현장에서 이들의 역할, 실적, 경험을 발표할 때 격려와 인정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준다.
◾ 교육참가자 질문
교육에서 질문은 모르는 것에 대해 묻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참여자들은 모르는 것을 묻기 위해 질문하지 않는다. 포괄적으로 참여자들은 질문을 통해 교육진행자나 다른 참여자들과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러므로 교육진행자는 참여자들의 ‘질문의 내용’보다는 ‘질문의 의도’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대답’보다 ‘적합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정확했지만 의도에 적합하지 않으면 공감을 얻지 못한다. 질문의 몇 가지 의도로는 ‘분명치 않은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추가 정보를 얻고 싶다, 자기 견해를 피력하고 싶다, 생각을 확인하고 싶다, 다른 참여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싶다.’ 등이 있다. 진행자들은 질문자의 의도에 적합하게 반응할 때 정확한 답변을 하는 것보다 신뢰감을 더 준다. 마지막으로 질문에 정확하거나 적합한 대답이나 반응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돌려준다. 질문을 돌리기 전에 ‘나는 그 질문에 답을 잘 모른다.’라고 예의를 갖춰 말한다. 특히 정보화 사회에 이것은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여 말하는 것보다 훨씬 신뢰를 배가시키는 행동이다.
진행자는 참여자의 질문을 잘 다뤄야 한다. 질문을 받을 때 좋은 질문이라면 전체가 주지할 수 있도록 질문을 반복하고, 요약해 준다. 반복과 요약을 질문자에게 확인부탁을 하여 질문을 좀 더 명확하게 한다. 답변과 반응의 과정을 거치고나서 질문자가 만족하는지 질문한다. 미흡한 반응을 하면, 추가 설명을 한다.하지만 내용이 개별적이어서 전체가 공유할 필요가 없을 경우에는 추후 개별적으로 설명하자고 부탁한다.
질문의 종류에는 닫힌질문과 열린질문이 있다. 열린질문은 육하원칙에 기반한 질문이다. 즉 네, 아니오의 대답이 아닌 질문이다. 열린질문은 상대에게 존중의 느낌을 전달한다. 몇 가지 사례를 나열하자면 “오늘 교육 좋았어요?”라는 질문보다는 “오늘 교육에서 기억에 남는 단어는 무엇인가요?”로 전환하면 질문과 대답의 교환과정에서 교육효과가 발생한다. “자원봉사 할 만 하신가요?”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해보니 어떤 보람을 얻으셨나요?”, “앞으로 자원봉사 계속 하실건가요?”에서 “앞으로 무슨 자원봉사를 더 해보고 싶으신가요?”, “그 활동 했어요?”에서 “그 활동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로 전환하면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아이디어와 시너지가 풍성해 진다.
◾ 참여자의 의사표현
참여자는 말뿐만 아니라 온 존재로 의사표현을 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전체 소통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교육진행자는 참여자들의 비언어적 반응을 주시하면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설명과 강의방식을 지양하지만 그렇다고 연속적으로 참여형 워크숍을 하면, 참가자들은 직관적 활동으로 흥미를 경험하지만 우뇌의 편향적 사용으로 에너지 저하를 급격히 느낀다. 그럴때는 중간에 참여자들이 좌뇌를 쓰도록 하여, 논리적인 설명을 하는 강의를 편성하도록 한다. 비언어적 의사표현의 의도를 살펴보면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재미없다는 것이고, 끄덕이고 있다는 동의와 공감의 표현이다. 고개를 갸우뚱한다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생각에 빠져 있다는 표현이다. 창 밖을 보는 것은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쉬는 시간이 필요할 때이다. 팔꿈치로 턱을 괴는 것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언어적 의사표현에 대한 정보는 평소에 축적하여 현장에 즉각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 청소년 이해
자원봉사 교육은 청소년 참가자들이 많다. 청소년은 자원봉사교육과 활동이 모두 교육이다. 교육진행자과 관리자들은 성인 자원봉사자보다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대상이 청소년이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자원봉사교육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원봉사 관리자들은 교육이든, 활동이든 청소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아는 만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청소년과 관계하는 14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1.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2. 불평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3. 평소에 청소년에 대해 연구한다.
4. 마지못해 참석한 청소년들에게도 인내와 격려를 준다.
5. 되도록 청소년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6. ‘나’보다는 ‘우리’를 쓴다.
7. <읽기>를 활용하라.
8. 서로가 가르치고 배우게 하라.
9. 침묵에 익숙해져야 한다.
10. 청소년들의 반복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1. 질문에 답을 몰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12.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 하라. (실패담이 성공담보다 중요한 지혜다)
13. “맞다, 틀리다”라는 말은 되도록 삼가라.
14. <열린질문>을 습관화하라.
◾ 교육방법
참여형 학습방법이 있다. 모더레이팅, 퍼실리테이팅, 액션러닝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브레인스토밍, 카드라이팅과 같은 간단한 것에서부터 대형기법까지 다양하다. 10여년간 자원봉사교육에 접목되어 개발되었다. 그리고 SPOT, Icebreak, Teambuilding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많은 방법이 나온다. 자원봉사의 팀워크는 리더십과 더불어 핵심요소이다. 자원봉사조직의 팀워크를 경험하기 위한 팀빌딩과 공동체놀이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소극적이고, 적대적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면 그야말로 보람된 자원봉사교육 업무가 될 것이다.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질문을 통해 활성화를 한다면 추상적인 이슈에서 핵심적으로 하고자는 구체적 이슈로 접근한다. 예를들면 ‘청소년 자원봉사’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라는 이슈로 나눔활동을 하고자 하면, 먼저 ‘자원봉사’에 대해 떠오르는 것을 먼저 하고나서 ‘청소년 자원봉사’로 이어지는 질문을 했을 때 활성화의 효과가 배가 된다. 참여자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3초이상 지체하면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다음사람에게 넘긴다. 이 때 넘어간 참여자는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다시 질문을 하면 전체 흐름도 원활히 하면서 모두 존중하는 효과를 얻는다. 두번째는 정의, 개념 등의 내용은 퍼즐의 형태로 제시한다. ‘자원봉사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개념을 그냥 제시한다면 평범하고, 당위적인 문장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것을 글자를 흩어놓고, 개인별, 조별로 완성된 문장을 만들라고 하면 참여자들의 집중도는 몇 십, 몇 백배가 된다. 거기에 작은 선물까지 준다고 하면 집중도와 흥미는 더 올라간다. 그러면 문장은 참여자들에게 평범한 문장이 아니라 특별한 문장으로 받아들여지고, 기억은 지속된다. 이밖에도 OX퀴즈의 형태로 응용가능하다. 세번째는 환영받는 자원봉사, 꼴불견 자원봉사 등의 이슈를 주고, 전지에 브레인스토밍을 하여, 자신의 현장경험을 나누고 발표하게 한다. 발표내용의 형식은 타자를 향하지만 발표자 자신도 사실상 포함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태도를 반성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네번째는 Window Panning이라는 방법으로 조별로 전지에 9개의 정사각형 창문을 그리고 그 안에 간단한 글과 그림으로 이슈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원봉사로 변화되어야 할 우리동네 구석구석’이라는 이슈를 두고, 조별로 9개의 창문을 채우고 발표한다. 그 중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은 실제 자원봉사활동의 일감으로 기획할 수 있고, 지역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참여동기를 고취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나다라마...하’를 시작으로 (아니면 ‘ㄱ’, ‘ㄴ’, ‘ㄷ’) 금일 교육을 통해 깨닫고, 배운 것으로 글짓기를 하여 발표한다. 스스로 배운 것을 재확인하게 된다. 다른 조원들이 발표하는 것을 통해 놓친 것을 환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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