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연수구 통장 소양교육 실행 개요
지난 5월 7일 청학동 행정복지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선학·청학권역 교육(84명)을 시작으로, 5월 11일 연수구청 지하 1층 연수아트홀에서의 연수·동춘권역 교육(214명), 5월 13일 옥련2동 행정복지센터 4층 대회의실에서의 옥련권역 교육(57명), 그리고 5월 14일 연수구청 제2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개최된 송도권역 1·2차 교육(오전 104명, 오후 142명)까지 연수구 전역에서 총 5회에 걸친 통장 소양교육이 집중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연수구청은 이번 교육을 의뢰하며 '통장의 역할 변화(실질적 행정주체)에 따른 지역리더로서의 역량 강화', '지역 현안 공유 및 주민 의견 수렴·조정 기법 이해', '주민 참여 활성화를 위한 소통 및 협력 방법', 그리고 '책임 있는 행정 협력 수행을 위한 통장의 실천 역할'이라는 네 가지 핵심 주안점을 제시했습니다. 교육 과정 전반에서는 이 중에서도 특히 시대 변화에 따른 실질적 행정주체로서의 통장 역량 강화를 가장 중심에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선진 대한민국과 연수구의 다차원적 지역 특성
오늘날 대한민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유일한 선진국으로 도약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압도적인 OECD 자살률 1위라는 짙은 대가가 존재합니다. 사회적 자본과 소통, 공동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는 이 선진국의 위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인천 연수구는 국제적 위상을 자랑하는 송도국제도시의 초고층 빌딩 숲과, 오랜 역사와 끈끈한 이웃 관계를 간직한 원도심이 한 행정구역 내에 공존하는 다차원적 지역입니다. 자산 격차, 주거 환경의 차이, 세대 간 문화 격차가 융합된 연수구의 특성은, 단순히 행정 명령을 전달하는 과거의 방식을 넘어 각 권역의 고유한 맥락을 짚어내는 정교한 행정이 요구됩니다.


태어나는 국민에서 선택하는 시민으로의 이행
과거의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국가가 제시하는 하나의 정답을 향해 모두가 모방하며 달려가는 '성장사회'였습니다. 이 시기의 '국민'은 단순히 특정 영토에서 태어나 주어지는 의무를 다하는 존재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사라진 지금의 선진국형 '성숙사회'에서는 자신이 내린 선택을 바탕으로 스스로 삶을 구성해 나가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은 장애, 인종, 성별, 가정환경처럼 주민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묻고 평가할 때 발생합니다. 연수구의 아이들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배경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여 쌓아 올린 인격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선진국형 민관협력의 지향점입니다.
행정 자동화 시대가 불러온 복지 패러다임의 변화
최근 통장 활동의 환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민방위 통지서 발급이나 주민등록 사실조사 등 과거 통장의 핵심 업무들이 스마트폰 QR코드나 정부24 앱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 조사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행정 자동화로 인해 예전에 비해 통장이 각 가정의 문을 직접 두드릴 일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종이 통지서가 사라진 자리에 더 중요한 역할이 요구됩니다. 행정이 디지털화될수록 기술에 익숙지 않거나 고립된 주민들의 복지 사각지대는 오히려 넓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주민의 욕구 다양성이 폭증하는 시대에, 관 주도의 행정만으로는 골목 구석구석 숨어 있는 위기를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이제 통장의 역할은 행정 보조자에서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주민 간의 관계망을 엮어내는 실질적인 복지·자치 리더로 진화해야 합니다.
관계 처방이 시급한 중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과 위기
과거의 빈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적 빈곤이었다면, 선진국형 빈곤은 타인과의 연결이 끊어지는 '사회적 빈곤'이자 외로움의 문제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공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조사인 2024년 기준 대한민국 고독사 사망자는 총 3,924명에 달합니다. 이 중 50대(30.5%)와 60대(32.4%)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고독사의 62.9%로, 중년층의 고독사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고독사 사망자의 81.7%가 남성으로 집계되어, '5060 중년 남성'이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고립에 가장 취약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이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독사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정책 방안 도출 연구》에 따르면, 40대부터 65세에 이르는 중년층의 고독사 원인은 청년층의 구직 문제나 노년층의 돌봄·주거 문제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이 시기의 중년들은 실업과 은퇴라는 생애주기 변화를 겪으며 경제적 불안정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관계 역량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됩니다. 이른바 '기업을 다녔던 우리 시대의 김부장'으로 대변되는 이들은 평생 부모 봉양과 자녀 지원을 동시에 감당하는 '샌드위치 세대'로 역할해 왔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직장 중심의 좁고 수직적인 관계망을 떠나는 순간, 이들은 심리적 고립 상태에 빠집니다. 평생 직장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온 탓에 스스로를 돌봄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만 인식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문화적 특성이 이들을 방 안으로 깊숙이 은둔하게 만듭니다. 여성에 비해 이웃이나 지역 사회와의 완충 지대 격인 사회적 관계망이 좁기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행정이나 복지 체계에 포착되지 않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은퇴한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인 물질적 지원을 넘어, 동네 안에서 일상적인 언어를 나누고 스스럼없이 섞여 수다를 떨 수 있는 '관계 처방'과 느슨하고 다정한 사회적 연결망을 재구축하는 일입니다. 연수구의 골목길을 지키는 통장님들에게 이 5060 중년 남성을 찾아내고 연결하는 임무가 그 어떤 행정 보조 업무만큼 시급히 요청되는 시대적 사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대 재정의와 대면 소통 근육의 강화
선진국형 사회적 고립은 비단 중년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소통에는 매우 익숙하지만 정작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는 대면 소통을 두려워하는 2030 청년 세대 역시 또 다른 고립의 축을 이룹니다. 글자와 텍스트로만 이루어지는 디지털 소통은 감정과 욕구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해 사소한 오해와 갈등을 양산하기 쉽습니다. 192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전혀 다른 세계관을 지닌 세 세대가 한 시공간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 서로에 대한 이해 불가능은 어쩌면 당연한 기본값일지 모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대접받기를 요구하는 일방적인 권위의 '장유유서'는 이제 작동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역경의 벽을 도망치지 않고 직면해 온 어른의 지혜를 바탕으로, 청년들의 디지털 관계망과 기성세대의 대면 관계망을 연결하는 소통 근육을 마을 안에서 함께 키워나가야 합니다.
장기와 바둑의 융합을 통한 선진국형 민관협력
행정과 민간 주민 모임이 작동하는 방식은 장기와 바둑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장기는 차(車), 포(包), 졸(卒)처럼 태어날 때부터 각 말의 신분과 역할, 움직이는 규칙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구조이며, 이는 효율성과 일관성을 중시하는 관(官)의 행정 방식과 닮아 있습니다. 반면 바둑은 처음에 놓일 때는 모두가 평등한 점으로 시작하지만, 다른 돌과 어떻게 협력하고 연대하느냐에 따라 거대한 집을 짓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하는 민(民)의 자치 방식과 결을 같이 합니다. 민관협력은 명확한 법적 근거와 체계를 갖춘 장기식 행정의 강점과 주민들의 자발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바둑식 자치의 강점을 세련되게 융합하는 예술입니다. 그 중심에서 관과 민을 잇는 가교이자 소통의 열쇠가 바로 '이통장'입니다.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실질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왔습니다. 연수구의 고유한 지역적 맥락에 맞춘 이번 소양교육처럼, 앞으로도 자치 현장의 필요를 정확히 읽어내고 주민 리더들의 실천 역량을 고도화하는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건강한 성장을 향한 시너지를 흔들림 없이 추구하겠습니다.
- 보건복지부,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고독사예방조사연구센터 수행)
-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 배은경 외, 《고독사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정책 방안 도출 연구: 델파이 기법을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제43권 제2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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