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인권위원회 활동 의견서
강정모(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 광명7동)
시민교육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민주주의의 반대가 무엇인지 질문하면 당혹스러워하거나 공산주의라고 한다. 비단 노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외국인들이나 중국동포들에게 질문하면 ‘독재’라고 한다. 고려와 조선의 국시(國是)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참가자는 불교와 유교라고 한다. 공교육의 결과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시를 물으면 우물쭈물거리다 한 두분이 “반공!”이라고 한다. 역시 대한민국 공교육의 결과다. 자유, 민주, 공화라는 독립의 선현들이 피땀으로 세운 국가의 이념보다는 공산주의 반대라는 공허한 분단의 산물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시민의 의식토대다.
인간은 타자를 인간으로 볼 때 폭력을 행사할 수 없다. 폭력(물리적, 정신적, 제도적, 문화적)은 상대를 비인간(非人間)으로 볼 때 가능하다. 야만적 폭력은 상대방을 마녀, 통나무, 빨갱이, 쥐, 바퀴벌레 등 비인격(非人格, it)으로 전환한 후에 죄의식 없이 자행되었다. 대한민국의 분단현실은 경제적 대박을 못 이루는 안타까움 이전에 사람을 나와 동일한 격(格)으로 볼 수 없는 ‘예외’를 늘 의식하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이다. 대한민국에서 인권활동은 이러한 분단 현실의 토대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류 최대의 살상전이었던 2차대전 종전 후 1948년에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의 ‘인간은 어떤 잣대로도 값어치나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정신은 현재 유엔에 가입된 대부분의 국가의 헌법에 녹아있다. 하지만 ‘북한인권’과 같이 정전(停戰) 중인 한반도에서는 인권이 이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식민지와 내전과 분단은 국민의 마음에 냉소, 경멸, 혐오, 수치의 피해의식을 심화시켰다. 대한민국에서 인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우정과 환대의 문화를 형성해 가면서 해야 한다. 권리는 신뢰와 연대라는 윤택한 토양위에서 뿌리내리고, 열매 맺는다.
광명시민으로서 내가 사는 지역에 시민인권위원회가 조직되고, 활동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경제만이 아니라 인권, 나눔, 복지와 같은 가치들이 시정(市政)에 시스템으로 구현될수록 선진(先進)의식은 시민들에게 자연스러워진다. 국가와 지차체간 인권확립의 협치(協治)가 이뤄질 때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문화가 될 것이다. 인권은 나와 내가 사는 곳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내 삶과 관계하지 않는 인권은 공허한 관념이다. 광명시민인권위원회와 광명시민인권센터는 시민 개개인들이 인권의 효용성을 체험하는 모델로서 기능하여야 한다.
내가 광명시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한다면 광명시민들이 다양성을 다루는 기쁨을 누리고, 인권의 존중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촉진하기 위한 방법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지렛대가 되고자 한다. 광명시가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을 기준으로 인정하는 마틴 루터 킹의 꿈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김구 선생의 소망이 퍼져가는 지역이 되는데 나의 인권위활동으로 한방울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없는 보람과 기쁨일 것이다.
'콘텐츠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더십기본9] 습관7 심신을 단련하라(지속적인 쇄신) (요약) (0) | 2016.03.09 |
---|---|
[소통]의사소통의 경로중 경청(聽)의 중요성 (0) | 2016.02.05 |
[시민교육]광명시민교육에서 민주주의 방법론의 의의(광명시평생학습원 발제자료, 15.10.19) (0) | 2016.02.03 |
[갈등]5가지 갈등대응유형의 강점과 특징 (0) | 2015.09.21 |
[리더십기본8] 습관6 시너지를 활용하라 (요약) (0) | 2015.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