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집단의 가입과 탈퇴>
<예화>
인상파 화가들은 미(美)를 새롭게 정의한 집단이었다. 마네, 모네, 드가, 세잔느, 피사로, 모리소 등의 화가들은 1800년대 미술세계를 지배한 미술 아카데미의 보수성에 반대하여 뭉쳤다. 그래서 대안적인 그림기법들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였다.이들은 몇 년 뒤 재정궁핍, 내부갈등, 미술계의 조롱으로 해산하였지만 이미 미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인정받은 뒤였다.어떤 상황이 이들을 뭉치게 하여 영향력 있는 집단을 만들게 하였는가?
1. 집단의 성원되기
왜 사람들은 집단의 성원이 되고자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여러 요소들이 있는데, 먼저 기질적 요소가 있다. 첫째, 내향성과 외향성의 차이가 있겠다.* 둘째, 사회적 동기로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추구하는 친애욕구(need of affiliation)이다.반면 친애욕구는 사회적 상황에서 더 불안할 수도 있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거부할 것에 대하여 더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거부하거나 나쁘게 대우해 주면 타인들을 찾기 보다는 회피할 수 있다. 셋째, 모이기를 좋아하는 친애욕구(need of intimacy)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찾으며 다른 사람들에 대한 보살핌과 관심을 보이고자 하는 욕구이다. 친밀욕구와 차이점은 이 욕구는 상대방의 거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넷째, 집단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권력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집단을 찾아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슐츠는 소속,통제, 애정(혹은 개방성) 욕구가 함께 상호작용하여 집단에 들어간다고 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해 주기를 원하는가?’로 살펴볼 수 있다고 하였다.**
2. 집단의 형성
왜 인상파들은 소수파가 될 것을 알면서도 결속하여 집단을 형성하고자 모이게 되었을까? 첫째 불행하면 동료를 찾는다는 이론이다. 불안한 사람들이 평안한 사람들보다 타인과 함께 하는 것을 더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행은 동료를 더 찾게 만든다.*** 둘째,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동료를 찾는다. 사람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가장 유익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특정한 방식으로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려 한다. 즉 불행은 모든 종류의 동료들을 찾게 하지는 않는다. 다만 불행한 동료들을 찾게 만든다. 셋째, 불행하면 안심시켜줄 동료를 찾는다. 예를 들면 수술을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은 자신처럼 수술을 대기 중인 사람보다는 이미 자신이 할 수술을 마치고 회복중인 사람과 한 방을 쓰기 원한다. 즉 불행한 사람은 그저 불행한 동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안심시켜 줄 동료를 찾는다. 넷째, 불행하면 (때로는) 더 불행한 이웃을 찾는다. 즉 비교를 통한 상호작용인데,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하향비교이며 이것은 자신이 남보다 낫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반면에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들과 비교하는 상향비교는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더 많은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상향비교는 지속적이 되면 열패감과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비교에 두 가지 특징적인 현상이 있는데, <자기-평가 유지 모형>으로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제에는 당신보다 못하지만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과제에서는 매우 잘하는 사람이 이상적인 동료 구성원 혹은 친구가 된다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제수행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좋아하는가? 대학생들에게 자기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제에서 자신의 수행을 평가하게 했을 때 가까운 친구들보다는 약간 더 잘한 것으로 소원한 학급동료들보다는 훨씬 더 잘한 것으로 응답하였다. 그러나 자기-가치와 관련이 없는 과제를 평가시에는 자신들의 친구들을 보다 긍정적으로 보았다.****
집단은 중요한 사회적 지원의 원천이다. 집단은 해로운 스트레스의 영향으로부터 막아주는 완충역할을 한다. 또한 집단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사람들은 자기 혼자서는 해 낼 수 없는 목표에 부딪칠 수 있다. 그래서 협동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집단에 가입한다. 또한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때에도 집단속에서 목표를 추구한다고 하였다. 때로는 단순노출로 구면의식과 사람들간에 매력을 통해 집단이 형성되기도 한다.
매력(魅力)에 대해서 Newcomb은 하나의 원리를 파악했다. 첫째,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유사성의 원리이다. 예를 들면 가치관, 취미, 종교, 직업 등이다. 역으로 생각해서 유사하게 보이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괴로울 것이다. 결국 상대방이 우리와 비슷하면, 논리적으로도 그 사람은 매력적일 것임이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갖지 못한 특질을 가진 보완적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보완적인 상호성을 말하지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동시에 있을 때 좀 더 응집력 있는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넷째,서로 주고 받는 관계의 사람을 좋아하는 상호성의 원리이다. 서로를 능력이나 필요를 인정해주는 관계가 집단을 이루기 쉽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원리는 가치있는 보상은 극대로 주면서 부담*****은 최소인 집단에 이끌린다는 극소극대 원리이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재미없는 집단보다는 재미있는 집단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집단 소속의 경제학>이 형성된다. 여기에서 두 가지 개념이 나오는데 ‘비교수준’은 개인이 한 집단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대안 비교수준’은 자신이 가입할 수 있는 다른 집단들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이를 통해 보면 집단에 소속된 것에 대한 만족은 비교수준으로 집단에의 가입과 탈퇴는 대안 비교 수준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이것으로 아래 표와 같이 함수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비교수준 위 | 비교수준 아래 | |
대안 비교수준 위 | 소속은 만족스러움 가입할 것임 | 소속은 불만스러움 그러나 가입할 것임 |
대안 비교수준 아래 | 소속은 만족스러움 하지만 가입하지 않을 것임 | 소속도 불만 가입도 하지 않음 |
3. 집단 사회화
한 개인의 집단 통과는 평가와 헌신에 달렸다는 것이 집단 사회화이다. 개별 성원이 그 집단을 평가하고 어느 정도 그 집단에 헌신하게 되지만 그 집단도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헌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꼭 긍정적인 평가가 집단에 대한 더 많은 헌신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 성원은 더 이상 집단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집단을 탈퇴할 수 있다. 헌신은 대안 비교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쉽게 말하면 집단에 남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성원들이 가장 헌신한다. 어떤 집단에 더 투자한 성원들일수록 그 집단에 더 많이 헌신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것은 인지부조화 이론인데 투자와 헌신 사이의 관계에서 개인적 투자 후에 헌신의 증가는 그들의 집단에 대한 신념들간에 갈등을 줄이려는 성원들의 시도에서 나왔다고 본다. 즉 “나는 집단에 투자했다.”와 “집단이 어떤 부담을 주는 특성을 갖고 있다.”라는 두 인지들이 부조화되므로 이들이 성원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일으킨다. 그래서 부담이 되는 특성은 최소화하면서 보상적인 측면은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려운 입문식은 많은 부담을 주지만 그것을 통과하게 되면 그 집단에 대한 매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입문식이 너무 많은 부담을 주어 화가 나거나 좌절을 느끼게 되면 집단에 대한 매력을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다.******
* 책에서 나오는 융의 외향과 내향성격에 대한 분석은 매우 피상적 인식이며, 심지어는 오류이다. 외향은 에너지 충전을 에너지 발산으로 충전하며, 내향은 에너지 충전을 혼자서, 절대적 시간이 걸리면서 하는 방식이다. 즉 내-외향은 에너지의 충전방식과 관련있는 것이다. 소속과 독립 경향은 융의 내-외향과 관계없다. 결코 내향적 사람들이 사회적 접촉을 피하지 않는다. 다만 에너지의 충전을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뿐이다.
** 예를 들면
차원 | 스스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행동 | 타인에게 받고 싶은 행동 |
소속 | 나는 남과 함께 있길 좋아한다. | 사람들이 활동에 끼워주기 원한다 |
통제 | 남에게 시키길 좋아한다. | 남이 책임지도록 한다. |
애정 | 나는 남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 남들이 나와 가깝게 대해 주기 원한다
|
**** 이 사실은 인간의 비교와 평가의 잣대는 이중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친밀한 관계에서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예를 들면 수동성, 장황함, 주의분산, 낮은 정서적 분위기, 지루한 아첨, 심각성, 자기비하, 자기몰두, 진부함(사소함) 등이 있다. 소속된 집단이 원심-구심력이 약화될 때 이러한 부담의 요소를 점검해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p123 참조
****** <의미와 가치를 학습하는 모임>은 소속은 만족스럽지만 가입하지는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가는 좋은데, 지속적인 수요가 없다면 이러한 3사분면의 상황에 빠져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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