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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강정모 소장] 세대를 잇고 경계를 허물다, 성수종합사회복지관 '성수로그'의 고령친화적 마을만들기를 위한 주민가이드 양성 프로젝트

강정모 소장 2026. 5. 31. 10:10

세대공존의 기록을 축적해 온 성수로그의 여정

성수동은 과거와 현재, 전통 제조업과 최첨단 트렌드가 공존하는 독특한 역동성을 지닌 공간입니다. 현대적인 변화가 가속화될수록 지역사회에 오랜 시간 거주해 온 노년 세대가 느끼는 소외감과 낯섦 역시 깊어질 수 있습니다. 성수종합사회복지관이 기획하고 추진해 온 주민주도 고령친화 가이드 프로젝트 ‘성수로그(Seongsu log)’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1년 차와 2년 차 사업을 거치는 동안,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는 머리를 맞대고 지역 내에서 활동적 노년기(AIC, Aging in Community)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들을 직접 발굴해 왔습니다. 동네 골목골목을 탐색하며 기록한 이야기들은 온라인 지도와 오프라인 리플렛, 그리고 세대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 콘텐츠로 축적되며 지역사회 내 고령친화 인식을 확산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veO0_w58rA&list=PL1nsa-Gx8wMZVZcOg4Qn-XSB9ASBtujJP

 

3년 차의 지향점, 경험의 공유를 넘어 현장의 실천으로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 성수로그 프로젝트는 단순히 고령친화 장소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단계를 넘어, 발굴된 자산을 연결하고 실제 투어 코스로 구체화하여 타 노년 세대에게 환원하는 현장 실천형 모델을 지향합니다.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삶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직접 가이드(도슨트)로 나서서 이웃을 이끌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이 요청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19일, 21일, 26일 사흘간 성수종합사회복지관 배움터에서 성수동 거주 어르신 시니어가이드들과 한양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주민가이드 역량강화 교육 및 워크숍이 설계되었습니다. 이번 과정은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를 정교하게 검토하고, 현장에서 발휘할 실천적 자신감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고령친화 시선과 커브 컷 효과의 이해

워크숍의 첫 단추는 고령친화 자산(AIC)에 대한 개념적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대 미국 버클리에서 휠체어 이용자들의 이동권을 위해 보도블록의 턱을 낮췄던 변화가 유모차를 끄는 부모, 무거운 짐을 수레로 나르는 배달원 등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편익을 제공했던 '커브 컷 효과(Curb Cut Effect)'를 함께 학습했습니다. 소수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결국 다수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회적 메커니즘을 공유하며, 성수동 골목길을 바라보는 참여자들의 시선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일상적인 공간이 지닌 편의성과 안전성, 그리고 정서적 환대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우리 동네 고령친화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보면서, 어르신의 안목과 청년의 감각이 결합하는 상호 배움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만다라트로 도출한 주민가이드의 8가지 본질적 자질

주민가이드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시각화하고 구체적인 행동 규범을 수립하기 위해 만다라트 기법을 활용한 워크숍이 전개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치열한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고의 주민가이드가 지녀야 할 8가지 필수 자질(지식, 기술, 태도, 안전, 공감, 돌발 대처 등)을 명확하게 도출해 냈습니다. 성수동의 역사를 정확히 숙지하는 '지식'과 경청 및 발성법을 아우르는 '기술', 그리고 밝은 미소로 이웃을 맞이하는 '태도'가 중심축을 이루었습니다. 이동 시 보행 속도를 조절하는 '안전'과 세대 간 언어를 순화하는 '공감', 비상연락망을 숙지하여 대처하는 '돌발 대처 능력'까지 포함함으로써 현장 중심의 실천적 매뉴얼이 완성되었습니다.

조별 행동 수칙 5계명에 담긴 약속

도출된 자질들은 각 조의 정체성이 담긴 '가이드 행동 수칙 5계명'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우리는 환대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맞이한다"는 첫 번째 규칙을 바탕으로, "어르신은 스토리텔링과 지혜 공유를 담당하고, 청년은 안전과 기술적 지원을 담당한다"와 같은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이동 시에는 반드시 서로의 보행 상태를 확인하며 속도를 맞추고, 설명할 때는 시각 자료와 흥미로운 일화를 활용하며, 활동 종료 후에는 서로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건넨다"는 다짐을 채워 넣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규칙을 넘어, 투어에 참여할 또 다른 이웃들의 안전과 정서적 만족을 책임지겠다는 주민가이드들의 책임감 있는 약속이었습니다.

시니어의 연륜과 청년의 감각이 완성한 가상 시나리오 발표

마지막 회차에서는 기획된 고령친화 코스를 바탕으로 가상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실전 시뮬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1조는 서울숲 생태 공원을 중심으로 2005년 조성 이전의 경마장과 골프장 시절부터 현재의 도심 속 허파이자 웨딩 촬영 명소로 변화하기까지의 서사를 매끄럽게 엮어내며 자연의 건강함을 전달했습니다. 2조는 수제화 거리와 구두 테마 공원을 무대로 삼아 1940~50년대의 역사적 배경과 장인들의 땀방울이 서린 관광 자산의 가치를 생생한 입담으로 풀어냈습니다. 발표에 나선 시니어가이드들의 목소리에는 성수동의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했고, 청년 파트너들의 든든한 조력 속에서 실전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속 가능한 지역 복지 모델로서의 임팩트

성수종합사회복지관의 성수로그 프로젝트는 단순히 일회성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고립 위험이 있는 어르신들을 사회적 관계망 안으로 이끌어내고, 지역의 청년 세대와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동하게 만들며, 나아가 이들이 또 다른 노년 세대를 위한 공익적 가이드로 활동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는 초고령 사회에서 복지관과 주민 조직이 어떻게 능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공동체 자립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입니다. 지역 고유의 인프라와 주민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도시의 시스템을 고령친화적으로 재구성해 나가는 성수로그의 행보는 실천적 주민조직화 사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기에 충분합니다.

연대와 성장을 향한 격려, 그리고 아름다운 파트너십

성수동의 골목길마다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으며 선배시민의 품격을 보여주신 노인 참여자분들과, 세대 간 장벽을 허물고 든든한 기술과 안전의 파트너가 되어준 한양여자대학교 대학생들의 헌신에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아울러 주민들의 가슴속에 잠재된 열정을 이끌어내고 소통의 다리를 놓아준 성수종합사회복지관 실무진의 정성 어린 기획이 있었기에 이 모든 시너지가 가능했습니다.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확인한 성수로그의 깊은 진정성과 연대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전문적인 교육 콘텐츠와 현장 중심의 연구를 통해 성수종합사회복지관의 혁신적인 도정에 지속적인 동반자로 함께할 것입니다. 세대를 초월한 신뢰와 파트너십이 만들어낼 더 깊은 지역사회의 변화를 기대하며, 성수로그의 앞날을 언제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