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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콩나물시루]

[시민성] 과연 성공이 노력 때문일까?_난소복권(ovarian lottery)

강정모 소장 2019. 1. 23. 20:26

 

 

https://www.boredpanda.com/unbelievable-historic-coincidences/?utm_source=google&utm_medium=organic&utm_campaign=organic(사진출처)

 

 

 

 

생각해보기
 
1) 지금까지 내 삶은 얼마나 성공적었는가? 점수를 매겨보자.
   <수퍼스타급 10~ 완전루저 0점>

 
2) 이룬 성공 중에서 어디까지가 노력이고, 어디까지가 운이지 퍼센트를 매겨보자.

 

 

 

생각해보기
 
엄마 배속에서 일란성 쌍둥이가 자라고 있다. 둘 다 동일한 지능, 역량, 열정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신이 이렇게 말한다. 한 명은 <독일>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고, 다른 한 명은 <북한>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쌍둥이 중 한 명이라고 할 때 독일에 태어나기 위해 미래의 수입중 얼마만큼을 내놓을 의향이 있는가?

 

 

워렌 버핏은 얼마나 좋은 조건에서 태어났느냐를 난소복권(ovarian lottery)'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소득의 80%를 내더라도 독일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출생지에 많은 소득을 들일 가치가 있다면 출생조건이 우리 성공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분명해진다.

 

난소복권은 나라뿐 아니라 가정, 부모, 가문, 출생지역, 학교, 형제자매도 해당된다. 이런 조건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처음 만나는 학교와 선생님도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고, 내 신체적 조건과 사건사고도 내 선택에 따른 책임과 무관하다.

 

그렇다면 진학한 대학, 직업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꼼꼼히 따져보자. 과연 진학한 대학과 현재의 직업과 자리가 내 능력과 의지적 선택만으로 누리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동안 지구에 살았던 사람들의 6%에 불과하다. 우리는 다른 시대 태어날 확률이 94%에 이른다. 즉 우리는 로마제국의 노예, 원나라의 군사, 오스만제국의 하렘, 고대 이집트의 물장수로 살았을 확률이 94%라는 얘기다. 워렌 버핏은 나는 달리가도 못하고, 나무도 잘 못 타니, 수천년전에 살았다면 나는 동물의 멋잇감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의 부모 유전자가 우연히 믹스된 것이다. 우리의 성격, 열정, 의지도 부모와 조상의 유전자와 환경의 협연(協演) 덕분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룬 성공의 몇 퍼센트가 우리의 노력에 기인한 걸까? 논리적 대답은 0퍼센트다.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것들에 근거한다. 우리의 성공에 우리가 기여한 바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공이 올 때 겸손해야 한다. 성공이 크면 클수록, 떠벌리고 다니지 말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은 당위적 권고가 아니라 논리적 귀결이다. 우리의 지금의 모습은 우연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깨닫고,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럭저럭 운이 좋았던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라.

 

 

논리적 귀결로서 겸손이 이해되면, 자원해서 너그럽게 성공의 일부를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라. 그것은 고귀한 일일뿐 아니라, 우연적 혜택과 다른 존재가 누릴수 있는 기회를 내가 누리게 된 우연에 대해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기부하고, 세금을 내고,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우리가 우연의 존재로서, 우리도 언제든 열악한 처지에 떨어질 수 있기에 그 때 도움을 받기 위한 자각하는 행위다.

 

<불행피하기 기술, 롤프 도벨리> p53 일부 각색 및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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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철학관에 상담사는 인생 처음으로 사주를 보러왔다고 하니 소위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다. 나도 꽤 다른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고, 상담, 멘토 등을 해온터라 그래 당신이 얼마나 아나 하는 교만한 마음으로 팔짱을 끼고 들었다. 그 상담사가 했던 오리엔테이션 중에 기억나는 것은 두 사람이 사주팔자가 같더라도 어떤 곳에 태어났느냐, 어떤 가정에 태어났느냐 즉 출생 및 성장환경에 따라 완전히 삶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사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우연히 얻은 조건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상담사의 이런 인트로에 나는 꽉 끼었던 팔을 풀고, 무릎에 두 손을 모았다. 사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기가 얼마나 잘 맞히는지라는 소위 세일즈와 고객관리로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런 조언은 예상밖의 말이었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 나는 그 후로 그와 친구가 되었고, 가끔 서로 조언을 하는 사이로 일년에 한 두번 만나고 있다.

 

즉 나의 현재 즉 실존우연이다. 탄생을 씨뿌리기에 비유하면, 신이 나라는 씨를 지구라는 밭에 뿌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나는 떨어지면서 250여개 나라 어느 곳에 랜덤으로 날아가다 우연히대한민국 서울에서 우연히강이라는 성씨를 쓰는 사람들의 몸을 통해 존재하게 된 것이다. 떨어지다가 나라는 씨에 바람이 쎄게 불어서 약간의 낙하각도가 틀어졌다면 북한으로 떨어질수도 있었다. 북한체제를 비하할 의도는 없지만 솔직한 심경으로 70년대에 북한에 떨어져 탄생하고 싶지는 않다.

 

이러한 실존의 우연성을 자각할수록 좋은 것은 자유로움이다. 즉 내가 100% 선택하지 않은 것 때문에 불편할 수 있어도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열해보면 나라, 고향, 부모형제, 출생당시 경제적 조건, 외모, 선천적 장애, 이름, (), 성별(性別) 등이다. 이것들은 100%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의 차별과 편견은 많은 부분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서 일어나왔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인류 역사의 사회적 진화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서 차별받는 것에서 해방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겸손은 당위가 아니다. 논리적이며, 과학적 귀결로서 인간의 존재방식이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은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에서 우리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평가받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이라고 포효하였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지 않고, 자신들이 선택하여 구성해나간 것으로 평가받는 나라라고 재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연대란 우리는 옳지도, 잘 나지도 않고, 혼자 살아갈 수도 없음을 자각하는 행위며, 실천이다. 노인을 공경하고, 늙은 부모를 보호하는 것은 효()라는 가치실현을 위해 마땅히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 ()라는 가치실현을 위해 행위하는 것은 이미 망하고 없어진 조선이라는 나라 가치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백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이 사회의 시민이다. - 우리도 늙고, 병듦을 피할 수 없는 존재며, 노동력을 상실해 가는 존재며, 스스로 독립을 영위해가기 어려운 존재임을 자각하는 토대위에 나도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실존적 현실자각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가치체계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스스로 살아갈 수 없고, 우리는 옳지 않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체제다. 반대로 독재는 반대로 한 개인이 전적으로 옳다고 인정하는 체제라고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을 꼭두각시처럼 조정하며 한때 권력서열 1위였던 비선실세의 딸은 능력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부모)돈도 실력이야라고 했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 갈아치우고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과제는 우연을 자기 능력이라고 과시하는 괴물을 우리의 부러움으로 우리가 만들었구나라는 성찰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