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등의 필연성과 본질
갈등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자원봉사 조직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흔히 선한 가치를 지향하는 집단에는 갈등이 없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 때문에 오히려 구성원들이 더 큰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사람이 모인 곳에는 반드시 갈등이 발생합니다. 갈등의 근본 원인은 인간의 '다양성'에 있습니다. 성별, 연령, 성향, 경험, 가치관이 저마다 다르기에 갈등은 필연적입니다. 많은 이가 갈등을 본능적으로 회피하거나 제거하려 하지만, 갈등은 없앨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갈등은 관리(Management)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Transformation)해야 할 대상입니다. 갈등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닙니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파괴의 기폭제가 될 수도, 발전과 통합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진화란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라고 정의했습니다.
2. 건강한 조직과 갈등의 표면화
자원봉사는 팀 활동이기에 갈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자원봉사관리자는 갈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조직에 갈등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전체주의나 독재 시스템처럼 억압된 구조일 가능성이 큽니다. 건강한 모임일수록 갈등이 안전하게 허용되며, 이를 공론화하여 해결하는 역량이 뛰어납니다. 갈등은 숨길수록 증폭됩니다. 따라서 자원봉사자와 관리자 모두 갈등 이해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관리 과업의 절반은 달성된 셈입니다. 점진적인 '갈등 표면화 훈련'은 구성원에게 홀가분한 해방감을 주며, 이는 심리적 안전감과 타인에 대한 이해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3. 갈등 인식의 전환: 위기에서 기회로
전통적으로 갈등은 조직에 해를 끼치는 제거 대상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민주적 가치가 성숙한 현대 사회에서 갈등은 창조적 조직 운영의 필수 요소로 인식됩니다. 갈등 관리의 패러다임이 '제거'에서 '조정'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적절한 갈등은 조직의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게 하고, 변화와 혁신을 자극하며, 조직 응집력을 향상시킵니다. 유능한 자원봉사관리자는 갈등을 차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갈등을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4. 적정 긴장감과 시너지
갈등이 전혀 없는 조직은 무기력하고 정체되기 쉽습니다. 적당한 긴장감(Eustress)은 조직에 활력을 주지만, 과도한 갈등(Distress)은 낙담과 무질서를 초래합니다. 특히 구성원 간 공통 의식이 결여되어 성과가 저하되는 '링겔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갈등 관리 역량은 결국 '차이'를 수용하는 힘입니다.
- 하급 수용: "너와 나는 다르니 함께할 수 없다." (원망과 배제)
- 중급 수용: "너와 나는 다르지만 타협하며 함께하자." (타협)
- 상급 수용: "너와 나는 다르기에 네가 더욱 소중하다." (시너지 발생)
서로의 차이점을 역동적인 동력으로 삼을 때, 조직은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시너지를 창출합니다.
5. 주요 갈등 양상 분석 (이성록의 관점)
관리자와 자원봉사자 간 갈등
- 과업 의존성: 한정된 예산과 일정 집행에 대한 견해 차이.
- 목표와 역할의 괴리: 자원봉사자는 '성장과 보람'을, 관리자는 '효율과 조직 발전'을 중시할 때 발생.
- 지각의 차이: 자원봉사자는 '사명감'과 '과정'을, 관리자는 '전문성'과 '결과'를 우선시하는 경향.
자원봉사관리자의 내적 갈등 지점
- 지위 불안: 유능하거나 연령·경험이 많은 자원봉사자에게 느끼는 위축감.
- 서비스질 우려: 권한 위임의 적정 범위에 대한 고민.
- 철학의 빈곤: 자원봉사를 단순 노동력이나 예산 절감 수단으로 취급하는 태도.
- 부정적 경험: 일부 비인격적인 자원봉사자로 인한 심리적 상처와 불신.
- 성취감 상실: 행정 업무 과다로 인한 현장과의 괴리 및 번아웃(Burn-out).
자원봉사자 간 갈등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인정 경쟁'입니다. 동료나 관리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으려는 욕구가 과해지면 정치적 갈등이나 과잉 경쟁이 발생합니다. 관리자는 자원봉사자들이 타인의 인정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자발성'에 토대를 두도록 지속해서 교육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자원봉사 현장은 이념, 종교, 지역 등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가장 역동적인 영역입니다. 자원봉사관리자는 발생 가능한 갈등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고도의 지원 기술과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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