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여름, 우리 가족은 함양의 깊은 계곡으로 휴가를 떠났다. 유난히 가물었던 탓인지 얕아진 계곡물 덕분에 아이들은 생애 최초의 '대량 포획'을 경험했다. 잽싼 올챙이들도 아이들의 서툰 손길을 피하지 못했고, 우리는 그 새까맣고 실한 '함양산 올챙이'들을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호기심에 한두 마리 데려온 수준이 아니었다. 좁은 페트병 하나에 이십여 마리가 꽉 들어차, 흡사 '출근길 지옥철'을 방불케 하는 올챙이 떼가 까만 콩자반처럼 뒤엉켜 있었으니, 그때부터는 '관찰'이 아니라 '노동'이 시작되었다. 영악한 녀석들은 슬금슬금 그 노동을 엄마 아빠에게 떠넘기려 했지만, 나와 아내는 흔들리지 않았다. "너희가 데려왔으니 너희가 책임져라."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감당하도록 한 발 물러섰다. 함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