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잡아 온 올챙이들이 기어이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올챙이 시절엔 다 고만고만하더니, 개구리가 되니 파란 놈, 까만 놈, 절벽에 붙어 있는 놈 제각각입니다. 밤마다 들려오는 "꿀럭꿀럭" 소리에 식구가 늘어난 것 같아 아이들은 신이 났지만, 사실 저는 죽을 맛이었습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이 나이 먹도록 개구리가 무섭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가장인 저를 놀려먹기 딱 좋은 소재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개구리가 굶어 죽을 것 같으니 풀어주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반가운 내색을 꾹 참고 격하게 동의하며 당시 제가 살았던 광명 도덕산으로 향했습니다. 패트병에 담긴 개구리들을 저보고 들어달라는데, 징그러움을 꾹 참고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훈계를 던졌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는 책임이 따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