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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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콩나물시루] 92

능력 있다는 평

능력 있다는 평. 능력 있다는 평을 듣는 건 누구나 기분을 좋게 한다. 누구나 능력있다 또는 능력 없다는 평판 사이 그 언저리에서 삶을 헤쳐나가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무수히 능력평판의 숲을 헤매는 중일 게다. 그런데 살다보면 '능력 있음'을 정확히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능력 있는 자였으나 의외의 선택으로 신뢰를 잃거나 믿음을 던져버리는 당혹스러운 사건과 현실은 삶이 누적될수록 쌓여가기 때문이다. (현재 벌어지는 보궐선거들도 그 선상에 있을 듯싶다) 누군가에게 능력 있다는 평을 하려면 능력있다 앞에 (일을 잘하는)이 보통 생략되어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일만 잘하는 능력으론 일이 잘 되지 않는다. 실패를 인정하는 능력이 있다. 자제를 잘 하는 능력이 있다. 소통을 잘 하는 능력이 있다. 모금을 잘 ..

환멸감이 일어날때, 자기를 객관화하는 시간...

Morden(근현대)에 진입하자마자 느껴야하는 감정은 '환멸'이다. 나는 '환멸'이라는 언어를 지금까지 경멸, 모멸, 멸시 등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신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특히 나중심의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modernism과 연관시켰을 때 경멸, 모멸, 멸시와 다른 의미의 언어임을 알아차렸다. 일단 사전을 찾아보면 한자로 '멸'자가 다르다. 경멸, 모멸의 멸은 그야말로 '모욕하다'는 의미의 멸자다. 그런데 환멸의 멸은 '깨지다, 없어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앞의 단어와 전혀 다르다. 즉 환멸이란 '환상이 깨지다'라는 의미이며, 따라서 환멸감은 '처음 상상했던 것과 실체의 차이가 커서 드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는 disillusion이다. 나아가 disillusionmen..

관계방식의 세 가지 유형

내가 경험한 관계방식에는 대략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이익과 손해적 관계방식이고, 둘째는 의미와 가치적 관계이며, 셋째는 그냥 좋아서 만나는 관계다. 어떤 관계가 더 고귀한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지금까지는 의미와 가치적으로 만나는 관계가 가장 고귀하기에 나(와 우리는) 두번째 관계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세월을 살아갈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세월을 살수록, 경험이 늘어갈수록 정답은 없어지듯이 관계영역도 그렇다. "어떤 관계가 더 고귀한가?"라는 질문이 틀렸다라는 생각이다. 손익관계, 가치관계, 그냥좋은관계.....등 각 유형의 관계방식은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듯 하다. 각 유형의 관계방식은 그냥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각자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전략적이든, ..

중간지원조직 조직운영_바둑+장기

바둑과 장기의 차이 1. 바둑알은 크기가 같지만 장기알은 크기가 다르다. 2. 바둑알은 계급장이 없지만, 장기알은 계급장이 있다. 3. 바둑알은 정해진 길이 없지만 (단 아무렇게나 두어서는 망한다), 장기는 각 알마다 정해진 길이 있다. 4. 바둑은 집을 지어서 이기는 것이고, 장기는 상대를 죽여서 이기는 것이다. 5. 바둑은 알과 알간에 관계를 통해 게임을 하는 것이라면, 장기는 상대와의 관계를 끊으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6. 바둑은 영역이 허물어져도 끝까지 가봐야 승부가 나지만, 장기는 왕 하나 죽으면 다른 알이 살아있어도 끝난다. 동료가 알려준 콘텐츠이다. 나는 현장에서 이를 확장하여 여러 요소에 비유를 삼아 소통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민단체(NGO)와 중간지원조직과의 관계에 대해서 바둑과 장기..

코로나19시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고찰2

코로나19시대는 코로나19혁명이라고도 언급된다. 코로나19로 삶의 방식과 삶의 지표들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들이 낯설고, 소중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때는 사람들의 생각이 깊어진다. 나는 교육전문활동가이니 교육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학교를 생각해보자. 학교도 한 학급을 다시 1-A, 1-B, 1-C반으로 나눠 오전, 오후, 저녁 3부제로 수업을 하면 어떨까? 열명 미만으로 수업을 하는거다. 현재 교사도 발령이 잘 안나는데 소수학급운영으로 질높은 수업준비가 가능하고 교사와 학생간에 인격적 교류가능성도 높아질것이다. 그리고 성적표에 쓰는 학생평가도 (중1 아들녀석도 다 알고 있다...선생님의 컨트롤C, V를) '복붙'으로 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비본질적인 교사행정과업도 줄이는거다. 그..

코로나19시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고찰1

코로나19시대 민주주의 관련 활동 및 사업들이 위기다. 주민참여, 민관협치, 자원봉사, 마을자치, 청소년, 사회복지, NGO 등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는 활동이 7월에 조금씩 살아나려다 전광훈 일당의 사고로 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전 일당'의 사고로 비단 이 쪽만의 타격이랴... 전국의 모든 산업은 모두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일선 현장의 실무자들과 활동가들이 나에게 자주 묻는다. "어떻게 해야하냐고..." 년초엔 팬데믹시대, 포스트코로나 이런 개념들을 떠올리기가 싫었다. 부정 또는 회피였는듯 싶다. 도대체 민주주의를 '대면'의 전제없이 어떻게 성숙시킬수 있는가?!라는 내적성토를 입안에서 우물거리며 지난 반년을 살았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비대면, 온라인"이..

내 마음의 구조_지하실에 있는 눅눅한 것들을 말리기

https://www.ytn.co.kr/_ln/0104_201910161351572068 대학선배가 단톡방에 정기적으로 좋은 글을 나누고 있다. 가끔 목마른 삶의 시원한 한 모금 물 같아 즐겨듣고 있는데 너무 자주 올려서인지 멤버들이 조금씩 방을 나가곤 한다. 좋은것도 너무 많으면 지치는가보다. 그 내용중 한 대목이 맘에 와 닿아 나눠보려 한다. 우리 맘은 이층집이다. 지하방이 있고, 1층 생활공간이 있고, 2층 햇빛이 비치는 다락방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지하방으로 들어가 쌓인 것들을 청소하고, 정리도 해줘야겠지만 더 중요한 건 지하이니만큼 습기차고 눅눅해진것들을 1층이나 2층으로 가져와 뽀송하게 말려줘야 썩지 않는다고 한다는 비유에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지하에 들어..

죽음앞에서 내 감정을 들여다본다

https://sloanreview.mit.edu/article/measuring-emotions-in-the-digital-age/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 타인의 죽음을 겪으며 가슴에 일어나는 감정을 골라본다. 조부의 죽음엔 무덤덤함 이십년전 후배의 죽음엔 미안함 09년의 죽음엔 분노와 복수심 18년의 죽음엔 비탄과 죄송함 올해의 죽음엔 그 어떤 언어의 그릇을 발견하지 못했다. 더 시간이 흐르면 발견하려나? 느낌 언어 목록을 살펴봐도 딱히 공감될만한 언어가 없다. 언어가 있어야 해석이 가능하고, 해석이 가능해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사람들이 그 해석된 의미를 안고 나머지 시간을 살아낼수 있다. 행위와 사람, 직책과 존재를 분리해서 겨우겨우 '의미'를 끄잡아내려보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나같은 범인들이 ..

'듣기'는 훈련이 필요한 역량

https://thetechyhub.com/reasons-for-listening-in-business 나의 대부분의 일은 강의다. 즉 말하는 직업이다. 참여자들의 이해와 만족할만한 반응과 질문을 이끌어내다보면 하루에 쓸 에너지를 두 세시간안에 다 쓰곤한다. 거리가 어중간하여 자가차량으로 강의출장을 가면 강의후 돌아오는 동안 에너지 소진으로 졸음과 멍한 상태로 운전을 해야하는게 무척 고역이다. 그래서 세시간 이상의 강의라도 잡히면 인근 사우나에서 한 시간 정도 취침후 귀가하곤하는데 요즘은 사우나도 가기가 어렵다. 그런데 가끔 강의와 같은 말하는 경우가 아닌 '질문하고', '들어야하는' 일이 있다. 인터뷰를 떠서 분석하는 일같은 경우다. 들어야하는 업무 초기엔 시작전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하지만 '들어야..

인생이라는 항해에 대한 고찰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다. 흰머리가 늘어나고, 광대에 기미가 번지고, 시린이가 늘어나 찬물을 들이키기가 꺼려지고, 아이들이 방구석에 박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삶의 시간을 접하며 '인생은 항해'라는 상투적 비유가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배를 탔던 경험이 있다. 2009년 녹동에서 제주까지 승합차를 배 밑에 고박시키고, 4시간여를 그 '세월호'를 타고 갔던 경험이다. 그렇게 큰 배를 오랜 시간 탔던 경험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 전까지 비행기만 탔었던 제주행은 차를 몰고, 배를 타며 가는데만 꼬박 하루가 소요되고, 도착후 기진맥진 되면서 제주가 얼마나 먼 곳이었는가를 각인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4시간여만에 눈 앞에 제주항을 비롯한 섬라인이 부옇게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어릴적 보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