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교육론2] 자원봉사교육 철학

자원봉사자 교육은 활동을 이끄는 마중물입니다. 학습 공간에도 현장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소그룹 워크숍과 참여자 간 소통이 살아있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강사가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형태는 지양해야 합니다. 교수자와 학습자, 그리고 참여자 상호 간에 가르침과 배움이 교차해야 합니다. 교육 효과 측정 모델에 따르면, 학습 72시간 후 기억률은 '듣기'가 10%, 슬라이드 등 '보기'가 20% 수준에 머뭅니다. 반면 참여자가 직접 '말하기'는 65%, '실습하기'는 85%까지 기억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참여 의지를 높이는 것이 목적인 자원봉사자 교육에서, 참여자의 발언과 팀 워크숍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지향점입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은 현장 경험과 지혜가 풍부한 자원봉사자나 관리자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장의 생생한 통찰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원봉사 기관은 경력자와 리더 중에서 유능한 관리자와 교육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자가 전달하는 내용은 일반적인 교육과 결이 다릅니다. A.J. 슐러(A.J. Schuler)의 ‘지혜 사다리(Wisdom Ladder)’ 이론에 따르면 데이터(자료)는 구조화되지 않은 사실의 나열입니다. 정보는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의미를 부여한 결과입니다. 지식은 인지 과정을 거쳐 기억에 저장된 조직화된 정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는 정신적 능력입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에서 교수자와 참여자가 주고받아야 할 핵심은 바로 ‘지혜’의 영역입니다. 보통의 교육은 지식의 교류에 집중하지만, 자원봉사자 교육은 지식을 실제 삶에 적용한 '경험'을 나누어야 합니다. 지식을 실천에 옮기다 보면 성공보다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성공 사례도 귀한 지혜지만, 실패의 기록은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지혜가 됩니다. 오히려 실패담이 참여자들의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대다수 자원봉사자가 활동 현장에서 크고 작은 불만족과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원봉사자 교육의 핵심 목적은 참여자의 태도와 가치관에 변화를 주고 동기를 부여하며 사명을 명확히 하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라도 자기 삶과 현장에 투영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지식을 개인의 일상과 활동 현장에 적용할 때, 비로소 지혜의 차원으로 승화됩니다. 이론과 달리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수만 가지의 결과가 도출됩니다. 성공의 경험보다 실패의 교훈이 학습자들에게 더 깊은 감동과 공감을 주는 이유입니다. 자원봉사 참여를 향한 열망은 지혜가 공유될 때 발생하는 '공감'과 '감동'에서 시작됩니다. 교육 현장은 자원봉사자들이 겪은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녹아들어 지혜를 형성하는 장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지혜가 임계점에 다다를 때 활동의 혁신적인 창조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자원봉사 관리자는 학계의 이론가보다 현장의 경험자들을 교육의 무대로 이끄는 데 힘써야 합니다. 소중한 현장의 지혜가 교육을 통해 잘 풀려나오도록 돕는 것이 관리자의 전문성이자 철학적 토대입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자는 강단에서의 지무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집단적으로 구조화하는 입체적인 접근을 지향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는 자신이 습득한 이론을 삶과 현장에서 일치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그 책임 있는 경험이 쌓여 지혜가 되고, 그 지혜는 타인의 삶에 깊이 침투하는 영향력을 갖습니다. 나아가 축적된 지혜는 자원봉사 활동의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되어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